딸기가 보는 세상

오일 달러에서 '오일 유로'로?

딸기21 2007. 11. 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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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렸던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담이 18일 폐막됐다. 이번 회담은 OPEC 사상 세번째로 열리는 보기드문 정상회담이자 유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를 앞두고 열린 것이란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모았던 자리였다. 그러나 회담에서 유가에 당장 영향을 줄만한 증산 계획 같은 것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란ㆍ베네수엘라 등 `반미 국가지도자'들의 달러화 공격이 계속되면서 갈등만 드러낸채 끝이 났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은 18일 회담 폐막 전 기자회견을 갖고 석유수출 때 달러 대신 유로 등 다른 화폐를 받아야 한다며 석유결제화 변경 논의를 공식 제기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 석유를 가져가면서 값 떨어진 종이 다발만 안겨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유국들은 이라크전 뒤 석유값이 치솟아 막대한 오일달러를 벌어들였으나 최근 달러 약세로 수입이 줄어드는 역효과를 입고 있다.

이번 회의의 주최국이자 OPEC의 맹주인 사우디는 일단 석유결제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미국은 그동안 사우디를 통해 OPEC 산유국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그러나 2001년 9ㆍ11테러 뒤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잠시 삐긋한데다 2003년 이라크전쟁 이후 사우디의 중동 내 위상이 낮아지면서 이런 역학 구조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특히 이란의 강경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미국에 맞서며 역내에서 발언권을 높여 사우디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리야드 회담에서도 `반미 파트너'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며 미국 공격에 열을 올렸다.



Venezuela's President Hugo Chavez (R) laughs with Iran's President Mahmoud Ahmadinejad
at the end of the 3rd Opec Summit in Riyadh November 18, 2007. REUTERS


석유결제화를 바꾸자는 주장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1990년대부터 석유결제화를 달러에서 유로로 바꾸는 작업을 벌였다. 미국이 이라크를 굳이 공격한 것은, 석유 이권보다 달러의 지위에 도전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많다. 달러화를 이용한 석유결제, 이른바 `페트로-달러 체제'는 세계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을 받쳐주는 핵심 기반이다.

문제는 상당수 산유국들이 석유결제화를 바꾸자는데에 귀를 솔깃해하고 있다는 것. 산유국들은 이라크전 뒤 석유값이 3배로 치솟으면서 막대한 오일달러를 벌어들였으나 최근 달러 약세로 수입이 다소 줄어드는 역효과를 입고 있다. OPEC 안에서는 이미 달러화와 거리를 두려는 흐름이 보이고 있다. 세계 5위 석유수출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달러 약세 속에서도 미국이 금리를 계속 낮추자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폐지하는 문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OPEC 회담은 사우디의 반대 때문에 공동선언문에 `약달러에 대한 우려'를 넣지 않은채 끝났다. 하지만 미국이 서브프라임모기지 파문과 저성장 등 자국 경제의 부담을 타국에 이전시키는 약달러 정책을 고수하는 한, 달러에 대한 산유국들의 도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동 국가들이 페그제 폐지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9일 일본 도쿄(東京) 외환시장 시간외거래에서 달러 가치는 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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