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내 책, 옮긴 책 28

[뉴스1] 우리가 몰랐던 여성 과학자들 이야기…'사이언스 허스토리'

◇ 사이언스 허스토리/ 애나 리저·레일라 맥닐 저자 글/ 구정은·이지선 번역/ 학고재/ 2만원 '사이언스 허스토리'는 역사가 숨겨 둔 과학 속 여성들을 생생히 되살린 책이다. 남성이 지배해 온 과학 문화를 여성이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여성은 과학이 발전하는 데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런데 역사 속에서 여성 과학자에 대한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녀들의 이야기는커녕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알 수 없다. 왜일까? 오랜 세월 과학계의 편협한 속성과 남성 중심의 편견이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를 외면하고, 왜곡하고, 억압하고, 감추었기 때문이다. 과학 전문 작가인 애나 리저와 레일라 맥닐은 어느 유적의 작은 그림에서, 개인 서재의 한 모퉁이에서 역사가, 제도가, 남성이 감추..

[한겨레] “나는 오빠의 도구”…남성 과학자 뒤의 과학자들

‘현대 화학의 아버지’ 앙투안 라부아지에는 아내의 번역본으로 공부했다. 영어와 라틴어를 공부한 아내 마리안 폴즈의 도움을 받아 당대의 최신 지식을 접할 수 있었다. 마리안은 논문을 비평하고, 화학책의 서문을 쓰기도 했다. 마리안 같은 여성은 많았다. 그들은 남성의 전유물로 생각됐던 과학을 사랑하고 탐구했다. 다만 편견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기록으로 살아남지 못했을 뿐”이었다. 책에서 언급되는 넓은 의미의 여성 과학자는 82명에 달한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간호학)이나 레이철 카슨(식물학) 외에도 많은 이들이 “과학을 추구하는 신성한 전당에 들어가게 해달라 아우성치며” 자연과 인체와 우주에 매진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영국 최초의 여성 직업과학자였던 캐럴라인 허셜(천문학)은 자신을 조수로 고용해 ..

[세계일보] 역사가 감춰온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

사이언스 허스토리/애나 리저·레일라 맥닐 지음/ 구정은·이지선 옮김/ 학고재/ 2만원 여성 과학자 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대부분은 고작해야 마리 퀴리, 로절린드 프랭클린 정도에서 멈춰버릴 것이다. 그만큼 여성 과학자가 없었던 탓일까? 그렇지 않다. 그 역사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방대하다. ‘꽁꽁’ 숨겨졌을 뿐이다. 신간 ‘사이언스 허스토리’는 이런 남성 중심의 ‘히스토리’에 감춰졌던 여성 과학자들의 ‘허스토리’를 풀어낸다. 기록이 남아 있는 최초의 여성 과학자는 메소포타미아 고대도시 국가의 엔헤두안나. 무려 기원전 228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대제사장으로 연중 제례 운영을 위해 달의 형상에 근거해 제례 달력도 관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드물게 나왔던 여성 과학자는 17∼18세..

[세계일보] '성냥과 버섯구름' 글로벌 뉴스로 보는 세계사

2022-08-2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발병 1년여만에 경쟁적으로 개발됐다. 전에 없는 빠른 임상과 허가를 거친 코로나19 백신은 순식간에 전세계에 배포됐다. 그러나 팬데믹 앞에 똘똘 뭉친 인류가 빚어낸 성과라고 하기엔 찝찝한 구석이 있다. 말라리아처럼 백년이 넘는 기간에 천천히 백신이 만들어진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말라리아 원충은 5만∼10만년 전부터 존재했고, 유럽의 과학자들이 말라리아 모기와 원충 연구로 노벨 생리학상을 받은 것이 120년 전인데, 말라리아 백신은 2021년에야 국제보건기구(WHO) 승인을 받았다. 짐작하듯이 이유는 단순하다. 돈이다. ‘가난한 나라의 빈민의 질병’인 말라리아에 기술과 자본을 가진 부자 나라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역사는 으레 승..

[프레시안] 훔친 다이아몬드, 콩고인의 잘린 손목, 머스크의 우주여행, 그리고...

전홍기혜 기자 | 기사입력 2022.09.17. 12:07:06 지난 8일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타계를 계기로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던 여왕의 온화한 이미지 속에 가려진 과거 제국주의 역사가 재조명 받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영국 왕관에 박힌 105.6캐럿짜리 다이아몬드 '코이누르'는 과거 식민지인 인도에서 강탈한 것이라며 이제 원래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해시태그(#KohinoorDiamona)와 함께 올라오고 있다. 또 1950년대 케나 학살 피해자 후손들도 여왕의 죽음을 애도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1952년 엘리자베스 2세 즉위 6개월 뒤 있었던 케냐 마우마우족 독립운동으로 반란에 가담했다는 명목으로 수년에 걸쳐 42만 명이 학살당했다. 케냐 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

[서울신문] 성냥·배터리·못·샴푸… 작은 물건이 바꾼 역사

서울신문 2022-08-18 신문의 국제 뉴스를 읽다 보면 도통 흐름을 따라잡기 어려울 때가 많다.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 태평양 건너의 홍수와 산불, 지구 반대편의 독재와 시위…. 물리적·심리적으로 모두 멀리 떨어진 국제 뉴스는 자주 ‘남의 일’로 여겨진다. 책 ‘성냥과 버섯구름’은 이런 남의 얘기 같은 글로벌 뉴스와 세계사의 맥락을 짚어 주는 해설서와 같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배터리, 못, 샴푸, 생리대, 바코드 등 물건들의 기원을 짚는가 하면 이 작은 물건들이 어떻게 역사를 바꿨는지 돌아본다. 언론사 기자로 국제부·문화부 등에서 오래 일한 저자들이 취재력을 바탕으로 촘촘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는 구전동화 같기도, 백과사전 같기도 하다. 백인 남성 위주로 기록된 힘과 헤게모니의 세계사가 아..

성냥과 버섯구름

성냥과 버섯구름 오애리, 구정은. 학고재 미국이 세계의 거센 비판과 반대 속에서도 이라크를 침공한 지 어느 새 20년이 돼 간다. 폭격기가 하늘을 날고, 쫓겨난 독재자가 붙잡혀 처형을 당하고, 미군의 점령기를 거쳐 이라크에 새 정부가 들어섰다. 종파와 진영에 따라 나뉜 이들이 서로를 공격하고 테러를 저질렀고 너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 사이에 7000년 메소포타미아의 역사를 간직한 바그다드의 국립 박물관은 약탈을 당했다. 미군이 들어가서 멋대로 유물들을 꺼내 ‘기념품’으로 가져갔고, 켜켜이 쌓인 문명의 두께와 역사의 깊이를 알던 이라크 사람들마저 일부가 유물들을 도둑질했다. 뒤이어 미국 언론을 타고 전해진 소식은, 이라크의 유물 가운데 몇 점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 매물로 올라와 있다는 ..

101 세계

101 세계 | 101개 단어로 배우는 짜짜짜 구정은,이지선 (지은이) 푸른들녘 70억 명이 살아가는 지구에서는 날마다 온갖 일들이 일어납니다. 수많은 사건들이 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눈과 귀를 스치고 지나가지요.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동유럽의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이 벌어져 사람들이 죽어가고, 인도에서는 무더위에 가뭄이 겹쳤다고 하네요. 기름값이 올라가고 물가가 치솟아 걱정인 한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그동안 답답해 하던 사람들은 들뜬 마음으로 외국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고요.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세상이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 나라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준비를 한다는 것,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에 함께 아..

[독서신문]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짜 원인은 공장식 축산이다

안지섭 기자 2021.10.04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디서 온 걸까.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과학자들에 의해 유출됐다는 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WHO는 다시 근원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미 미네소타 대학의 진화생물학자 롭 월러스에 따르면 현재의 코로나 바이러스 기원 논쟁은 사실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질병의 시발점에 관한 논의일 뿐 진짜 중요한 원인은 따로 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의 근원이 신자유주의 문명의 야생지역 파괴와 공장형 축산을 포함한 애그리비즈니스(농축산업)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 채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만 들여다보는 데 매달리는 방역 전문가는 죽은 역학자들이라고 비판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과 유행에는 더 큰 인과관계가 존재한다. 책 『죽..

[서울신문] 사람을 위한 팬데믹 연구… ‘위드 코로나’ 지름길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죽은 역학자들/롭 월러스 지음/구정은·이지선 옮김/너머북스/308쪽/2만 1000원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80%에 근접했고 2차 접종률도 60%를 넘어서면서 다음달 초쯤엔 일상으로의 복귀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얼마 전 백신 접종률 60%를 넘어서면서 감염자 집계 중단과 위중증 환자와 치명률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했다.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은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도 속속 ‘위드 코로나’에 동참할 모양새다. 진화생물학자이자 역학자인 롭 월러스의 ‘죽은 역학자들’은 코로나19로 대표되는 역병에 대한 우리 인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자고 촉구하는 책이다. 그는 단순한 방역이나 백신만으로는 앞으로 계속 밀어닥칠 전염병에 맞설 수 없다고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