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015

봄, 산책

늘 걷는 길. 늘 예쁘고 오늘도 예쁨. '용한집' 들어오면서 산책길 대로변 코스의 분위기는 매우 어수선해졌지만. 그래도 공원 들어오면 분위기가 너무나 좋다. 용산가족공원에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넘어 오는 길의 연못. 오솔길을 지나 박물관 마당으로. 석탑은 언제나 좋음. 호수와 정자도 좋음. 수국이 핀 걸 보니 여름인가 보다. 몇 분만 걸어 나오면 이런 풍경으로 바뀐다.

[구정은의 '수상한 GPS']마르코스 부활시킨 필리핀의 족벌 정치

지난 9일 필리핀 대선에서 옛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가 승리했다. 확정된 결과가 나오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어서 최종 검표까지 시간이 필요한 탓이다. 각 지역의 개표 결과를 상하원에서 모두 최종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이달 말이나 돼야 확정발표될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마르코스 주니어의 승리는 확실해 보인다. 현지 언론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이미 정권인수팀이 꾸려졌다. 필리핀은 부통령을 따로 뽑는데, 마르코스 주니어의 러닝메이트인 사라 두테르테도 승리가 확실해서 두 사람이 집권하는 수순만 남았다. 두 후보는 각기 6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헌법에 정해진 대로 6월 30일 취임하게 된다. 마르코스 주니어. 본명은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They Thought They Were Free: The Germans, 1933-45 (1955년) 밀턴 마이어. 박중서 옮김. 갈라파고스 독일에서 국가사회주의가 대두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미국인으로서 나는 혐오감을 느꼈다. 독일계 미국인으로서 나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유대인으로서 나는 충격을 받았다. 언론인으로서 나는 매혹을 느꼈다. 나는 이 괴물 같은 인간, 즉 '나치'를 직접 보고 싶었다. 나는 그를 이해하려 시도해보고 싶었다. 우리, 그러니까 그와 나는 모두 인간이었다. 나는 인종적 우월성에 관한 나치의 교리를 거부하면서도 그의 과거 모습이 어쩌면 내 미래의 모습일 수 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에 그를 그런 길로 이끌어 갔던 것이 훗날 나를 이끌어..

딸기네 책방 2022.05.09 (2)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국발 드론전쟁, 우크라이나의 부메랑과 DJI

세계 최대 드론 회사인 중국의 DJI가 26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는 당분간 드론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DJI는 "여러 수출 지역에서 준수해야 할 요건들을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수출을 잠정중단한다고 밝혔다. [DJI] DJI Reassesses Sales Compliance Efforts In Light Of Current Hostilities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지난달 "러시아가 DJI 드론을 이용해 어린이를 살해하고 있다"며 DJI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인 왕타오(汪滔)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의 침공에 쓰인 드론들이 러시아,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고 DJI에 이 지역들로의 드론 판매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는 ..

[구정은의 '현실지구'] 미-중 패권다툼에 '땅뺏기'까지 벌어지는 솔로몬제도

처음 섬에 발을 들인 유럽인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도 찾아낸 줄 알았던 모양이다. 파푸아뉴기니 부근에 있는 솔로몬제도. 9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남태평양의 이 나라는 어쩌다가 어울리지도 않는 솔로몬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을까. 1568년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섬에 닿은 스페인 선원 알바로 드 멘다냐는 대단한 보물이 있을 줄 알고 기독교 구약성서 속의 ‘부자 왕’ 이름을 따서 솔로몬 섬Islas Salomón이라 명명을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섬에서는 어디에서나 흔한 ‘식민지 역사’가 시작됐다. 3만년 전부터 라피타Lapita라 불리는 태평양 섬 원주민들이 살아온 섬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배들의 방문이 이어지더니 19세기 말에 영국 땅이 됐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미국과 영국 군대가 솔로몬제도의 ..

유럽의 극우파들

유럽의 극우파들 장 이브 카뮈, 니콜라 르부르. 은정 펠스너 옮김. 한울. 출판사가 한울... 딱 한울스러운 책이다. 진지하고 빡빡하다. 근래 읽은 가장 재미난 책. 읽는 동안, 그리고 다 읽고 나서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생각할 것들이 많아서. 얼른 정리해야지 했는데 게으름 피우다 보니 어느 새 생각은 익는 것이 아니라 쉬어버렸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조차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그 자신 파시스트적 면모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탈나치화'하겠다고 했다. 네오나치스러운 유럽 극우파들은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편들며 집결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에서는 르펜이 결선에 진출했다. 파시즘도, 나치도, 극우파도, 모두모두 혼란스러운 개념들이며 현실에서 표출되는 모양..

딸기네 책방 2022.04.23

[한국의 논점] 미국과 중국 사이

미국은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군대를 빼냈다. 철군 자체는 놀랄 일이 아니었다. 이미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예고됐던 것이다. 탈레반의 재부상도 예상됐던 일이다. 다만 그들의 진격 속도에 세계가 놀라고, 그것이 가져올 아프간인들의 고통을 걱정하는 것일뿐이다. 오히려 놀라웠던 것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철군한 방식이었다. 일정을 정해놓고 유럽을 비롯한 전쟁 동맹국들에게는 오직 통보만 했다. 카불 공항에서 미군이 나가는 일정이라도 늦춰달라는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았다. 유럽은 이례적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아프간전 동지였던 영국도, 독일도 씁쓸히 ‘미군이 철수한다니 거기에 맞추는 수밖에 없다’며 돌아서야 했다. 미국의 군사행동에 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은 지난 30여년 동안 ‘케이..

티모르 섬의 ‘마마 알레타’

인도네시아와 호주 사이에 있는 티모르. 면적 3만km2의 동서로 길쭉한 섬이다. 동쪽 절반은 인도네시아로부터 힘겨운 투쟁 끝에 독립해 2002년 나라를 세운 동티모르이고 서쪽 절반은 인도네시아 땅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이스트누사텅가라 주이지만 흔히 서티모르라고 부른다. 알레타 바운 Aleta Baun(1966~)은 서티모르 몰로 지역의 토착민이다. 그가 사는 를로바탄 마을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숲에서 소와 말을 돌본다. 알레타도 어린 시절을 그렇게 보냈다. 가축을 키우고 산을 오르고 숲에서 놀았다. 그의 삶은 마을 공동체와 떼어놓을 수 없다. 어릴 적 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마을 여성들이 돌아가며 알레타를 키웠다. 아버지는 ‘아마프’라고 불리는 부족 지도자였다. 몰로 부족사회에서 아마프는 절대적..

[강연 안내] 우크라이나와 국제 정세

서울YWCA '여성청년 글로벌 평화리더십' 이런 걸 해요. 전쟁과 평화에 관해... (라고 쓰고 보니 마치 를 꼭 읽었어야 했던 것 같은 느낌이;;) 주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정세'인데, 제가 그렇게 거창한 이야기를 줄줄 풀어놓을 능력은 없고요. 우크라이나를 계기로 '전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참가신청 링크

스티글리츠, <유로>

유로 조지프 스티글리츠, 박형준 옮김, 열린책들 스티글리츠의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니 비슷한 논지의 글을 반복해서 듣는 것 같은 느낌이 좀 있었다. 이 책은 이전 저서들에서 얘기해온 것들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2008~2012년의 총칭 '유로존 위기'에 집중하고 있고 정책적, 제도적 대안들을 모색한 것이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스티글리츠는 독일의 흑자가 결국 그리스 같은 나라들을 궁지로 내몬 과정을 파헤치면서, "중국의 흑자를 욕하면서 왜 독일의 흑자는 욕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유로화와 그 배경이 된 '이상'에 공감하면서도 저자는 유로화를 '그리스-유로' 식으로 쪼개어 몇 개의 블록으로 나누는 것, 혹은 아예 독일을 유로존에서 내보내는 것까지 여러 종류의 해법들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쪼개진 유로,..

딸기네 책방 2022.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