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체첸에서 또 테러가.

딸기21 2003. 8. 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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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부 북(北)오세티아 공화국 수도 모즈도크의 군 병원에서 1일 오후(현지시간) 체첸 반군의 소행으로 보이는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35명이 숨지고 76명이 다쳤다. 폭발 당시 병원 안에는 15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타르타스통신은 이날 저녁 7시쯤 폭발물을 가득 실은 트럭 한 대가 병원 정문으로 돌진해 들어와 충돌했고, 이 충격으로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테러범이 중년 남성 1명이었으며, 병원 정문을 빠른 속도로 통과해 건물을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러시아군 검찰국 세르게이 프리딘스키 차장은 폭발 현장에서 시신 35구를 수습했으며 추가 발굴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에는 폭발 당시 환자 100여명이 입원해 있었고 의료진과 병원 직원 50여명이 일하고 있었다. 트럭 충돌로 4층짜리 병원 건물은 무너져 한쪽 벽밖에 안 남았으며 현장에는 5m 깊이의 구덩이가 패였다. 15km 밖에까지 폭발음이 들릴 정도로 강한 폭발이 발생했으며 반경 수 km 이내의 건물들이 흔들리고 유리창이 깨졌다. 폭발에 따른 화재가 2시간 넘게 지속된데다 혈액과 약품 등이 부족해 생존자 구조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을 현지로 급파, 사건 수습을 지시했다.

모즈도크는 체첸공화국과의 경계에서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체첸반군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군 지휘시설이 있는 곳이다. 2달 전에도 시 외곽 러시아공군기지 부근에서 체첸 여성 게릴라의 자폭테러로 18명이 숨진 바 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이번 폭발이 발생한 군병원이 체첸 반군 진압작전에서 부상한 러시아병사들을 치료하던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테러도 반군이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체첸 반군의 분리독립투쟁은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푸틴대통령이 러시아판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뒤 오히려 불이 붙었다. 외신들은 푸틴대통령의 반군 탄압정책이 오히려 폭탄테러와 유혈충돌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푸틴대통령은 오는 10월 5일 실시될 체첸공화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체첸 정부측과 평화방안을 논의하면서도 반군과의 대화는 전면 배제했으며, 체첸 지역내에 주둔중인 8만명 규모의 러시아군 철수 요구도 거부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모스크바의 극장에서 체첸 반군이 인질극을 벌이자 푸틴대통령은 독가스를 동원한 진압작전을 지시, 반군과 인질 150여명이 숨지게 만들어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었다.
이 사건 뒤 러시아 정부는 약속했던 주둔군 축소방침을 철회하고 체첸 전역에서 진압작전을 강행했다. 반군들은 지난해말 체첸공화국 수도인 그로즈니 정부청사를 공격해 80여명의 사망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올들어 수차례 대규모 자살폭탄테러를 일으키는 등 테러공격으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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