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크리스티나와 바첼레트, 스타와 모범생

딸기21 2008. 3.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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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에바 페론', `남미의 힐러리 클린턴' 등의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등장한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18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남미 최초의 선출직 여성 대통령으로 각광받았던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최근 집권 2년째를 맞았다. 아직 평가를 비교하기엔 이르지만, 남미 정치의 주역들인 두 여성정치인의 위상과 평가는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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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도 인기' 페르난데스

페르난데스는 최근 에콰도르-베네수엘라-콜롬비아 갈등이 빚어지자 `좌파 동지'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 대통령 사이를 오가며 중재 외교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집권 100일을 맞은 현재, 그에 대한 평가는 좋지만은 않다. 당초 공약대로 복지를 확충하고 재정지출을 늘리기 위해 페르난데스 정부는 이달 들어 최대 산업인 농업분야 수출 세금을 올렸다. 그러자 지난 13일부터 농업조합들이 곡창지대 팜파스에서 수출항들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점거한채 파업을 벌이기 시작하는 등 반발이 터져나왔다. "국제무대 영향력 확대"를 내세우면서도 대미 관계 개선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키르치네르가 여당연합인 `승리전선'을 좌지우지하며 수렴청정 행태를 보이는 것 등에 대한 비판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국민들 사이에 페르난데스의 인기는 여전하다. 18일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에도 아르헨티나의 경제성장률이 8%를 웃돌아 페르난데스 정부를 떠받쳐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국민들의 `지나친 사랑'이 페르난데스 정부의 개혁과 발전을 가로막아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갈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남미 언론들은 전했다.

`잘해도 50점' 바첼레트

칠레 첫 여성 국방장관을 거쳐 첫 여성대통령이 된 바첼레트는 지난 11일로 취임 2주년을 맞았다. 보수적인 가톨릭국가 칠레에서 가족남미 국가에서 남편의 후광 같은 배경 없이 대통령 자리에 오른 바첼레트는 2006년부터 `남미 속의 유럽'이라는 칠레 경제를 무난히 이끌어오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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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좌파 정치인이면서도 전임 정부들이 틀을 잡아놓은 시장 중심 경제정책을 지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고, 서방과의 관계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칠레의 주요 수출품인 구리값이 오른 덕도 있고,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구리 수출로 얻은 이익은 2006년 만든 `경제사회안정화기금'으로 환수해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행정에 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첼레트는 정치적으로는 지지층이 떨어져나가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난해 2월 도입한 `트란산티아고'라는 교통 정책이 잘못돼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지지 기반인 저소득층의 불만을 산 것. 책임 공방이 불거지자 연립여당 내 보수 분파인 기민당이 떨어져나가면서 집권 사회당은 의회 과반의석에 못미치는 소수파 여당이 됐다. 최근엔 에너지가 급등으로 전력난 조짐도 일고 있다.
현재 바첼레트의 지지도는 30% 대에서 50%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확실한 `재신임'을 받지 못하면 임기 후반 추진력이 크게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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