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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를 낮춰도 시장은 싸늘...

딸기21 2008. 12. 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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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금리시대가 와도 돈줄은 마른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스웨덴 중앙은행이 4일 또다시 금리를 내렸습니다. 뉴질랜드와 인도네시아도 같은 날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그러나 잇단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은 시장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낮춰 금융기관들의 숨통을 틔워줘도 서민과 기업들에까지는 혜택이 전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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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래 각국 중앙은행들은 수차례 금리를 낮췄습니다. 4일의 금리인하로 영국의 기준금리는 1951년 이래 최저치인 2.0%로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날 세계 주요 증시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미국 뉴욕증시 다우존스산업지수는 2.51%포인트 떨어졌고 나스닥종합지수와 스탠더드&푸어스(S&P) 지수도 일제히 내려갔습니다. 유럽발 금리인하 호재는 고용시장이 악화됐다는 미 노동부 발표에 완전히 묻혔습니다.
유럽 증시에서도 금리인하 효과는 없었습니다. 영국·프랑스·독일 증시가 모두 소폭 하락했습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금리를 한번에 1.75%포인트나 낮춰 2%로 인하했으나 역시 시장으로부터 별반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스테판 잉그웨스 릭스방크 총재는 “금리인하가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지난 10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공조가 시작됐을 때부터 인하효과가 예상을 밑돈다는 분석이 나왔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의 사례를 분석, 인하효과가 현저히 떨어진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금융회사 골드먼삭스는 기준금리가 1%포인트 떨어지면 경제전반에 0.3%의 상승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해왔었지요. 그러나 영국 중앙은행(BoE)이 잇달아 금리를 낮췄음에도 경기는 뜨지 않았습니다. 1년 새 파운드화는 20% 가까이 떨어졌으나 세계경제 침체 때문에 수출이 늘지 않고 있다고 FT는 지적했습니다.

소비침체가 가시지 않는 것은,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그 ‘온기’가 소비자·서민들에게는 전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는 1일짜리 초단기 금리입니다. 하지만 가정과 기업들이 돈을 빌릴 때에는 몇 개월~몇 년에 걸친 장기 대출을 받지요. 기준금리가 떨어져도 가계·기업의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입니다. FT는 “제로금리 시대가 눈앞에 왔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은 여전히 높은 이자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머빈 킹 BoE 총재도 의회 청문회에서 “리보(LIBOR) 금리를 낮추는 것이 어떤 중요한 작용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인정했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금리인하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그것만으로 금융위기를 경감시킬 수 없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AFP통신은 시장 분석가들 말을 인용해 “노동시장의 ‘경착륙’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런던 BGC파트너스의 분석가 하워드 윌던은 “채무자들에게는 금리인하가 일단 희소식이 되겠지만 경제를 회복세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자동차 3사의 구제방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든 안 되든 대규모 감원사태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어떤 뉴스도 소비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힘든 상황입니다. S&P 분석가 그레그 스타인은 “빅3 중 최소한 하나 이상 파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은 시장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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