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인권 이야기 둘- 시린 에바디와 치코 멘데스

딸기21 2008. 12. 2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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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당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에바디

이란의 인권운동가로 200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여성 변호사 시린 에바디(사진)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파들의 준동이 다시 시작된 가운데, 이란 당국이 에바디를 일시 구금하고 그가 이끌던 인권센터들을 폐쇄했다. 이란 인권문제는 ‘핵 갈등’에 이어 서방과 이란 간 새로운 마찰 요인이 되고 있다.


AFP통신은 21일 이란 경찰이 에바디가 이끌던 테헤란 시내 ‘지뢰제거참여센터’와 ‘인권을 지키는 사람들’ 사무실을 급습해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에바디의 동료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는 “아무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사무실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이날 동료들과 세계인권선언 60주년 기념식을 치를 예정이었던 에바디는 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 끌려갔다가 몇시간 뒤 풀려났다. 반관영 메르 통신은 “불법 단체들을 폐쇄한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당국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1970년대 파흘라비(팔레비) 왕조 시절 판사로 일했던 에바디는 부패한 왕정에 맞서 이슬람혁명에 동참했으나 곧 호메이니식 극단주의에 탄압받는 운명에 처했다. 우익 민병대의 폭력을 고발했다가 투옥되고 암살 위협을 당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뒤에도 에바디의 고난은 계속되고 있다. 

3년 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보수파정권이 들어선 뒤 탄압의 강도는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2년 전에는 익명의 살해 협박 편지를 받았고, 당국으로부터 불법활동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받았다. 외국 언론들과의 접촉도 금지됐다. 하지만 에바디는 지난달 새 형법 개정안의 여성탄압 조항들을 비판하는 등 정부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에바디 탄압 사건은 서방과 이란 간에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유엔은 대 이란 인권 결의안을 채택, 이란을 압박했다. 자국 내 인권운동가들이 서방과 결탁돼 있다고 주장해온 이란 정부는 ‘에바디 구금’ 조치로 응수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정권의 인권탄압이 더욱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AFP는 해석했다.



살해 위협 속의 아마존 환경운동가들


브라질 환경운동가 치코 멘데스(사진)가 아마존 삼림보호 운동을 하다 벌목꾼들에게 살해된 지 꼭 20년이 지났다. 브라질 정부와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동지였던 멘데스의 20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기념식을 성대히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아마존에서 활동중인 그의 후예들은 지금도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 보도했다. 


실제 지난 2월에는 땅 없는 농민들을 위한 토지분배운동을 벌여왔던 프란시스코 다 실바라는 51세 운동가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2005년에는 미국 출신의 도로시 스탱 수녀가 역시 벌목꾼들에게 사살됐다. 

브라질 가톨릭 토지위원회(CPT)는 멘데스 20주기를 맞아 21일 환경보호 운동가들에 대한 위협을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톨릭 주교를 포함해 환경운동가 260명이 벌목기업가들과 거대 농장주들의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아마존 오지 싱가라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프랑스 사제 프레이 앙리 데 로시에르에게는 5만헤알(약 2700만원)의 현상금이 걸렸다. 아동성매매 금지운동을 벌여온 오스트리아 출신의 돔 크라우틀러 주교, 여성 환경운동가 마리아 다 코스타 등도 살해 위협을 받았다. CPT는 “멘데스 사후 20년이 흘렀지만 아마존의 숲을 지키려는 이들은 여전히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CPT는 내년초 환경운동 탄압에 관한 종합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고무나무 수액 채취 노동자였던 멘데스는 1960년대 고무값이 폭락한 뒤 환경운동에 눈을 떴다. 룰라 대통령과 함께 노동자당 창당을 이끌었다. 그는 개발업자들에 맞서다 88년 12월22일 가족들 앞에서 살해됐다. 그의 이야기는 <불타는 계절>이라는 영화로 세계에 알려졌고, 그는 아마존 환경운동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숲을 보호하려는 이들의 목숨 건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파괴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가디언은 개발에 파괴된 아마존 삼림이 지난해 9월 이래 1년 동안 64%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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