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장애인을 바라볼 용기가 없는 것은 어른들이다

딸기21 2009. 3. 2.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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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기형으로 인해 한쪽 팔이 없는 여성 방송인이 영국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BBC방송 어린이프로그램 진행자인 그를 놓고 “아이들에게 혐오감을 준다”며 몇몇 시청자들이 항의를 하자, 한쪽에서는 “힘겹게 장애와 싸워온 그녀에게 오히려 박수를 쳐줘야 한다”며 옹호하고 나선 것. 언론들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사회적 반성을 촉구했다.


이슈의 주인공은 BBC방송 어린이 채널 ‘C비비스(CBeebies)’의 유아 프로그램 ‘베드타임 아워(Bedtime Hour)’의 진행자 세리 버넬(29·사진).
버넬은 선천성 기형 때문에 오른쪽 팔의 팔꿈치 아랫부분이 없는 장애인이다. 맨체스터의 한 극단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버넬은 BBC의 방송진행자 오디션에서 1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돼 지난 1월말 데뷔했다. ‘베드타임 아워’에서는 유아들과 함께하는 ‘발견하고 해보기’라는 코너의 진행을 맡고 있다.

버넬의 등장 뒤 이 방송에는 25건 이상의 항의 서한과 전화가 왔고, 인터넷 게시판에도 불만글이 올라왔다. 한 남성은 “팔 없는 진행자 때문에 어린 아들과 신체장애 문제를 얘기해야하는 처지가 됐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남성을 비롯해 버넬의 출연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무서워한다”, “어린이 프로그램에 맞지 않는 혐오스런 인물이다”라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버넬을 옹호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언론들은 이 사건이 장애인을 둘러싼 사회의 편견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 참에 반성과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디언은 “TV 속 장애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이 아닌 부모들”이라고 질타했다. 데일리메일도 “아이들을 위협하는 것은 팔 없는 세리 버넬이 아니라 독선적인 부모들”이라고 지적했다.

버넬은 28일자 더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입을 열었다. “7년전 배우가 됐을 때에도 ‘장애인이 어떻게 연극을 하느냐’고 하던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다”며 “아이들은 장애인인 나에게서 오히려 무언가를 더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5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인 그는 “내 프로그램을 본 부모들이 나 때문에 장애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할 기회를 갖게 된다면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BBC방송은 “항의가 25건 접수됐지만 버넬에게 박수를 보내온 시청자도 99명에 이른다”면서 그의 출연을 중단시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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