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세계 경제도 '돼지인플루엔자 몸살'

딸기21 2009. 4. 2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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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인플루엔자의 경제적 여파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아직 멕시코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음에도 ‘글로벌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는 방역 뿐 아니라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고, 세계 곳곳에서 환율이 출렁거렸다.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26일 “경제에 미칠 타격을 최소한도로 줄이겠다”며 공장과 산업시설들에 가동중단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칼데론 정부는 앞서 검역·보건당국에 전권을 주어 사실상의 비상사태를 발령하면서도, 경제에 미칠 파장을 걱정해 공식적으로는 비상사태 선포를 하지 않았다.
멕시코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유탄을 맞아 대미수출이 줄어든데다, 최근 마약 갱들의 폭력으로 치안이 악화돼 관광수입이 줄면서 침체를 겪고 있었다. 지난해 멕시코의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에 그쳤고, 올 1분기에는 -4.2% 성장을 기록했다. 비공식 실업률은 현재 25%에 이르고 있다. 이번 사태로 더 큰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염병 감염자들이 멕시코시티와 그 주변 멕시코주(州)에 집중돼 있어 경제타격이 더 커질 전망이다.
재무부는 돼지인플루엔자 발생 뒤 26일까지 60억페소(약 5900억원)의 긴급예산을 지출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은행도 멕시코 정부에 긴급대응자금 2억5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헤라르도 루이스 경제장관은 이날밤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미 멕시코시티의 백화점·상가·식당가의 70% 이상이 문을 닫는 등 경제활동이 마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은 “우파 칼데론 정부가 미국과 손잡고 마약갱과의 전쟁을 벌이는 동안 국민건강은 뒷전에 내몰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는데 정부가 축소발표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며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세계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들도 나오고 있다. 호주 시드니의 싱크탱크 로위연구소는 2006년 “심하지 않은 글로벌 전염병(mild pandemic)도 세계경제에 3300억달러 이상의 직접적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특히 관광·항공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경제위기로 가뜩이나 시장이 줄었는데 이번 사태로 치명타를 맞을 판이기 때문이다.
27일 문을 연 호주 증시에서 콴타스항공의 주가는 5% 급락했다. 2003년 아시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파동 때 이 항공사는 매출 급감으로 직원 1000명을 해고했었다.
앞서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거론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 경제자문인 로런스 서머스는 26일밤 폭스뉴스TV에 나와 “전염병 사태로 미국 경기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멕시코 페소화와 달러 가치는 동반 하락했다. 유
로화도 약세를 보인 반면,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엔화만 상승했다. 경제에 부정적인 예측들이 나오면서 미국 재무부 장기채권에는 구매자들이 몰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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