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줄기세포로 정자를?

딸기21 2009. 7. 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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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과학자들이 배아줄기세포를 이용,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인간 정자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AFP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뉴캐슬대학과 북동잉글랜드 줄기세포연구소(NESCI) 연구팀은 인간 배아에서 XY염색체(남성 성염색체)를 가진 줄기세포를 채취, 시험관에서 분화시켜 정자를 만들어냈다. 줄기세포는 생식세포가 분열할 때와 똑같이 감수분열해, 머리와 꼬리를 갖춘 정자로 자랐다. 이론적으로 배아줄기세포는 어떤 종류의 세포로든 분화할 수 있지만 정자로 성장시키는데 성공한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 아기를 시험관아기(IVF)에 빗대 ‘시험관(IVD) 정자’로 이름붙였다. 이 기술이 발달하면 불임 남성의 유전자로 정자를 만들어 인공수정이 가능하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남성들에게 불임 원인이 있을 경우 다른 남성의 정자를 이용해 인공수정을 해야 했다. 
연구팀은 남성 불임치료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카림 나예니아 박사는 “항암치료 등으로 불임이 된 남성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여성 성염색체인 XX염색체만 가지고도 정자를 만들 수 있는지 실험했으나 여기서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란 출신의 나예니아 박사는 줄기세포 연구 전문가로 독일 괴팅겐에서 연구를 해왔으나 독일 정부가 인간 배아줄기세포 실험을 금지시키자 2006년 뉴캐슬대학으로 옮겼다.

나예니아 박사는 “인공정자를 수정시키는 것은 현행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실험할 생각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른 시일 내 관련 기술의 특허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학술지 ‘줄기세포와 발생’에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만들어진 세포가 정자와 똑같은 형태·행동·기능을 보여준다고 볼 수는 없다”며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배아줄기세포 자체를 둘러싼 윤리적·기술적 과제들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나예니아 박사 역시 “배아줄기세포보다는 일반세포에서 추출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6년 일본 교토대 연구팀이 개발한 iPS는 배아가 아닌 피부세포 같은 일반세포를 이용해 만든 만능세포다. 줄기세포처럼 다기능으로 분화할 수 있으면서도 윤리 논란을 피해갈 수 있고 난자를 공급받을 필요도 없어 최근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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