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피묻은 컴퓨터

딸기21 2009. 7. 2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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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내전지대에서 생산되는 ‘블러디 다이아몬드’ 실태는 몇년 전부터 국제 인권단체들의 호소와 다큐·영화 등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컴퓨터, mp3 플레이어, 휴대전화처럼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전자제품들도 원주민들의 피를 희생시켜 채취한 광물·금속들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블러디 다이아몬드 문제를 파헤쳐온 국제인권단체 ‘글로벌 위트니스’는 25일 웹사이트를 통해 원주민들의 희생으로 생산되는 전자제품용 광물 채취·매매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단체는 1996년 이후 잔혹한 내전을 겪은 콩고민주공화국(DRC·옛 자이르) 동부 키부 지역의 광물 매매 실태를 조사했다. DRC는 중부 아프리카에 넓은 영토를 가진 자원대국이다. 특히 키부에서는 주석, 텅스텐망간(망간중석), 고온에 잘 견디는 탄탈륨의 원료인 콜탄, 금, 코발트 등이 많이 나온다. 이런 금속들은 예전에는 귀금속에 밀렸으나 전자제품의 필수원료로 쓰이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
DRC에는 내전이 끝나고 2000년대 들어 새 정부가 세워졌지만 여전히 광산지대를 장악한 군벌들이 주민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자원을 불법 반출하고 있다. 





주민들이 광물을 캐내 헐값에 넘기면 대략 7단계의 중간상인들을 거쳐 다국적 기업들에게 넘겨진다. 군벌들은 이 과정에서 돈을 챙긴다. 한 노동자는 글로벌 위트니스 조사요원에게 우리는 저들이 키우는 가축이고 고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불법 자원채취·매매를 금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보고서는 “이 지역 금 생산량 중 정부에 공식보고되는 것은 1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정부군이 광산 이권을 노리고 반군과 협력하는 경우도 있다.

보고서는 키부의 군벌들과 거래하는 기업으로 영국 광업회사 AMC의 자회사인 태국 타이사코, 영국의 아프리멕스, 벨기에의 트레이드메트와 트락시스 등 4개 회사를 지목하고 거래 중단을 호소했다. 이 회사들은 HP, 노키아, 델, 모토롤라 등에 광물을 넘기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서방·아시아 기업들이 군벌들과 결탁하거나 인권 침해를 못본체하고 방치하는 한 원주민 착취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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