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안상영 자살- 외국 정치인 사례

딸기21 2004. 2. 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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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뢰 혐의나 비리 의혹에 휘말린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외국에서도 흔치는 않다. 뇌물을 준 기업인들이 자살을 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유명 정치인들의 자살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고위 정치인이 목숨을 끊어 파문을 일으켰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93년 권총자살한 피에르 베레고부아(사진)프랑스 전 총리를 꼽을 수 있다.
노동자 출신으로 총리직에까지 올랐던 그는 100만프랑(당시 환율로 약 1억5000만원)을 친구에게 무이자로 빌렸다는 이유로 비리정치인 취급을 받게 되자 목숨을 끊었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스캔들' 축에도 끼지 못하는 비리이지만, 명예에 큰 상처를 입은 베레고부아는 최후의 선택을 했다.
노동절인 5월1일 총리 자살 사실이 보도되자 프랑스의 여론은 오히려 그를 동정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마녀사냥식으로 진행된 언론들의 선정적 보도에 대해 대대적인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대통령 집권 시절인 1993년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화이트워터 게이트' 스캔들이 터져나왔다. 70년대말 아칸소주 검찰총장이던 클린턴이 부인 힐러리와 함께 휴양지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대부자금을 끌어모았다가 결국 개발이 무산된 사건을 놓고 불법금융거래 공방이 벌어진 것.
와중에 화이트워터의 세금환급 자료를 관리하던 빈센트 포스터 백악관 자문위원이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포스터는 힐러리 관련 자료를 은폐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죽음으로 촉발된 의혹은 결국 이듬해부터 시작된 특별검사의 대대적인 스캔들 조사로 이어졌다.
 
중국에서도 부패스캔들에 연루된 정치인이 옥중 자살을 한 사례가 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부성장 주셍웬은 지난 2001년 부동산 개발업자에게서 7만위안(약 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죄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에 교도소에서 목숨을 끊었다.
 
정치권에 뇌물을 준 기업인들이 자살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90년대 초반 '마니퓰리테(깨끗한 손)'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부패청산 과정에서 국영에너지기업인 ENI의 가브리엘레 칼리아리 전 회장과 몬테디손 화학그룹의 라울 가르디니 총수가 차례로 자살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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