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
어제도 12시부터 텔렉스실에 숨어들어가, 담요 덮고 몹시도 방만한 자세로 앉아서 테레비에 눈알 두개를 고정시켰습니다(갑자기 회색눈깔분자 와나캣이 떠오름). 그런데...혹시들, 어제 이 경기 보셨어요?
혹시 이 글 읽으시는 분들 중에 바르샤 편 있으신가요? 그런 분은, 조용히, 모니커 꼭대기 오른쪽의 가위표를 누르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근 인터 편이죠. 그럼 그럼, 앞으로 바티가 뛰게 될 팀인데... 글구 제가 좋아하는 '인간성 좋은 떡대' 비에리가 있는 팀 아니겠습니까. 어제도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비에리 몸매는 진짜 죽이더군요(라고 쓰면 또 어느분이 Q&A에 항의하실지도 모르겠네여). 가만 보니 얼굴도 잘 생긴 편이라는 생각이...솔~솔~
그 멍청하고 게으르고 비겁하고 맘에 안드는 바르셀로나가, 어제 같이 잘하는 건 정말 첨 봤습니다. 반할이 사라진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안티치인지 하는 새 감독이 온 뒤에도 프리메라리가에서 바르샤의 모습은 사실 그저그랬었잖아요. 그런데 어제는...이번 시즌 유독 리가보다 챔편스 리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골이나 넣어버리다니! 성질 더럽고 오만방자한 클뤼베르트(요샌 클라이베르트라고 하대요)까지 마지막에 한 골 넣고 말이야...
역시 크레스포의 부상이 컸던 모양입니다. 크레스포 없는 인터는 여지없이 무너지더군요. 흑흑흑. 비에리는 아쉽게도--이번 시즌 챔편스에서 한 골도 못 넣어서 무쟈게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데, 어제도 골 못 넣었어요. 비에리의 막강 헤딩도 조준이 잘 안 됐고...레코바가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고군분투 하기는 했는데, 정말이지, '뛰는' 사람은 레코바 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크레스포-비에리 투톱 할 때에는 레코바가 후반 교체멤버로 나왔잖아요? 그 때에도 '레코바의 왼발'은 대단하긴 하구나, 하고 감탄했었는데 어제도 잘 뛰었습니다. 골을 못 넣어서 문제지...그런데 정말 받쳐주는 사람이 넘 없었어요. 레코바한테까지 볼 연결도 잘 안 되고. 후반 들어가서는 완존히 나사빠진 플레이...비에리한테 공이 가지도 않고...라울이었다면 후방까지 달려나가서 공 몰고 왔겠지만 비에리는 돌파형은 전혀 아니잖아요.
게다가 후반 말미에 레코바가 퇴장당하면서 결정타를 맞았죠. 안 그래도 '1분1초 버티기 급급한' 안쓰러운 지경에 처해 있던 인터는 그만 와르르...신고산 저리가라였슴다.
잠시 뒤, 12시부터 저는 또다시 텔렉스실에서 담요와 포옹하고 있어야 합니다. 실은 11시부터 발렌시아-말라가 경기 전반 보고, 그 뒤에 채널 돌리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부장의 눈알들이 도끼가 되어 날아올 것이기 때문에...점심 일찌감치 먹고 12시부터 지구방위대-도르트문트 경기에 집중해야겠습니다. 날마다 정신집중할 일이 세 가지씩은 있으니...뇌에 주름살 많이 생기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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