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유럽연합 새 외교대표

딸기21 2009. 11. 20. 20:10
728x90

유럽연합(EU)의 첫 외교 수장에 영국 출신의 여성정치인 캐서린 애슈턴(53)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지명됐다.

19일 EU 외교·안보정책고위대표로 지명된 애슈턴은 남작 작위를 가진 영국의 정치인으로, 1998년부터 노동당 각료로 일하다가 지난해 10월 EU 통상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인·협상가로 평가받던 피터 만델슨(현 영국 기업혁신기술부장관)의 후임으로 브뤼셀에 옮겨갈 때만 해도 국제무대에서 무명인사에 불과했으나, 1년만에 존재를 각인시키고 ‘통합 유럽의 외교장관’ 자리를 거머쥐었다.

역설적이지만 그를 유럽 외교책임자로 끌어올린 가장 큰 공로자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다. 블레어가 집행위원회 상임의장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영국이 외교대표 자리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고든 브라운 총리가 ‘블레어 카드’를 내려놓는 대가로 6개국 좌파 정상들로부터 애슈턴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당초 영국 언론들은 데이비드 밀리반드 현 외무장관을 외교대표 후보로 거론했으나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이 애슈턴을 선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된 외교대표는 종전의 외교정책 고위대표와 대외관계 집행위원의 기능을 통합, 27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를 주재하며 외교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기존 외교정책대표는 집행위 결정을 대외에 알리는 역할에 그쳤지만 새 외교대표는 실질적으로 외교정책을 정하는 권한을 갖는다.
EU의 외교부에 해당되는 대외관계청(EEAS)을 신설, 독립된 예산·인력을 확보해 외교정책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직 세부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EEAS는 5000~7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규모 조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년반 임기의 상임의장보다 5년 임기의 외교대표가 더 큰 권한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애슈턴의 장점은 팀플레이를 잘하고 협상에 능한 것, 융통성·유연성이 뛰어나다는 것 등이다. 그는 EU 통상정책을 담당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협상 능력과 중재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외교분야와 국제무대에서의 경험 부족은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