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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체르노빌 되려나... 폐연료봉 폭발 위험

딸기21 2011. 3. 1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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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화재와 폭발이 계속되면서 ‘제2 체르노빌사태’를 우려케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원자로 3, 4호기에 보관돼 있던 사용후 핵연료봉(폐연료봉)이 핵연쇄반응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경고가 나왔다. 방사선 피폭 위험 때문에 더 이상의 수습작업도 할 수 없는 처지다. 일본발 ‘원전 위기’로 세계가 ‘핵 공포 시대’에 빠져들었다.

 

16일 오전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4호기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이 원자로는 지진 전 점검차 가동을 중단했지만 원자로 건물 안에 폐연료봉을 보관해놓고 있었다. 폐연료봉은 격납용기도 없이 수조에 들어 있었는데 원자로 벽은 전날 폭발로 부서진 상태다.


도쿄전력은 
수조의 물이 끓어 수위가 낮아지고 연료봉이 공기에 노출됐을 수 있다며 재임계(핵분열 연쇄반응)가 될 가능성이 제로(0)는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현장 접근이 불가능해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만 있는 상황이다. 일본 언론들은 “폐연료봉에서 방사성물질이 대기 중으로 새어나오고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4호기에 이어 3호기에서도 격납용기에서 연기와 수증기가 새어나왔다”고 밝혔다. 당초 격납용기 손상으로 연기가 난 것으로 추정됐으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오후 “3호기의 화재도 내부에 보관 중이던 폐연료봉 온도상승 때문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제1원전 정문 부근에서 측정된 방사선량이 일반인들의 연간 피폭한도인 시간당 10밀리시버트(Sv)에 이르자 당국은 원전 작업인원들을 전원 철수시켰다. 일본 정부는 한때 자위대를 동원, 헬기로 원자로에 냉각수를 뿌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자위대원들이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어 포기했다. 
 

교도통신은 원전 20~30㎞ 떨어진 지역에서도 기준치의 6000배가 넘는 방사성물질이 나왔다고 전했다. 후쿠시마현 재해대책본부는 16일 오전 후쿠시마시의 수돗물에서도 미량이지만 요소와 세슘 등의 방사성 물질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적십자사 등 구호단체들도 철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일본에 파견돼 지진 구호작업을 하던 미군 중에서도 상당수가 방사성물질에 노출돼 제독제 처방을 받았다. 
 

지진 이후 비교적 빨리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던 도쿄에서도 피폭을 피해 떠나려는 시민들이 공항과 신칸센 역사에 모여들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일부 국가들은 도쿄행 여객기 운항을 중단시키거나 일본 내 자국 교민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영국 화산재예보센터(VAAC)는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등 환태평양 국가들 상공에 방사성물질이 퍼질 위험이 있다며 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도쿄와 이웃한 지바현 인근 해상에서 규모 6.0의 강력한 여진이 일어나 공포감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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