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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Maya(환상)에서 Atman(영혼)으로 -인도에서 온 이야기

딸기21 2001. 12. 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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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하는 아들아, 벌이 서로 다른 나무들의 정수를 모아 그것을 하나로 합침으로써 꿀을 만드는 것처럼 '나는 이 나무의 정수이다' 라든지, '나는 저 나무의 정수이다' 라고 구별을 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여기 있는 온갖 생물들은 스스로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존재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단다.
이 세상에 있는 온갖 생물들이 그들이 호랑이냐, 사자냐, 늑대냐, 뱀이냐, 심지어 파리냐에 상관없이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최고의 정수이며, 이 세상은 그것을 영혼으로 가지고 있단다. 그것이 실재(Brahman)이다. 그것이 아트만이다. 그것이 너이다(Tat tvam asi)."

2.

"아들아, 이 거대한 나무를 보아라. 만약 누군가 이 나무의 뿌리를 친다면, 나무는 상처를 입을 게다. 하지만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 이 나무의 줄기를 친다면, 나무는 상처를 입을게다. 하지만 또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 이 나무의 우듬지를 친다면...아트만으로 충만한 이 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l"
그리고 나서 우달라카는 아들에게 무화과 열매를 가져오라고 부탁했다. 그는 아들에게 그것의 씨를 쪼개라고 지시한 뒤 다음과 같이 물었다. 
"거기 무엇이 보이느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들아, 참으로 너는 최고의 정수(精髓)를 알지 못하는구나. 최고의 정수로부터 이 신성하고 거대한 무화과나무가 자라는 것이다. 그것이 실재이다. 그것이 아트만이다. 그것이 너이다."
현자는 아들에게 이번에는 사발에 물을 넣고 소금을 녹여 가져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사발 한쪽으로 한 모금 맛을 보라고 일렀다. 그런 다음엔 반대쪽으로 또 맛을 보게 하고, 사발 가운데로 다시 한 모금 맛보게 했다.
"맛이 어떠냐?"
"짭니다."
"아들아, 네가 보다시피 여기엔 소금이 보이질 않아. 하지만 소금은 여기에 있단다. 그것이 최고의 정수이고, 온 세상이 영혼으로서 그것을 가지고 있는 거란다. 그것이 실재이다. 그것이 아트만이다. 그것이 너이니라." (우파니샤드 철학자 우달라카와 아들 슈베타케투의 일화)

3. 

그의 제자들 가운데 오래도록 아트만과 브라만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둔한 제자가 한 명 있었다. 그런 그가 어느날 아침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길거리로 달려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그래, 나는 나무와 공기와 하늘과 하나이다. 나는 길과 새와 하나이다."
그 때 거대한 코끼리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봐, 저리 비켜!"
코끼리를 타고 있던 사람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나는 코끼리와 하나이다."
지혜에 취한 청년이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코끼리는 코로 그의 허리를 감고 그를 번쩍 들어올린 다음 길가에 내동댕이쳤다. 불상한 친구는 멍든 몸을 질질 끌며 스승의 오두막에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었다.
"맙소사, 대체 무슨 일이냐?"
제자는 슬퍼하면서 자신이 겪은 일을 스승에게 말해주었다. 
"정말이지, 나는 '내가 실재이다' 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는 놈인가 봐요."
"아니다, 너는 거의 이해하고 있다."
샹카라는 설명했다.
"네가 나무와 하나이고 길과 하나이고 코끼리와 하나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너는 또한 코끼리 탄 사람과도 하나인 것이다. 따라서 그가 '저리 비켜'라고 말했을 때 너는 마땅히 그 말을 들었어야 했다." (인도 베단타 학자 샹카라 Shankara의 가르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