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닛코의 여관/스미다가와 꽃놀이

딸기21 2004. 4. 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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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코 여행에서 가장 즐거웠던 것은 숲과 공기, 그리고 여관이었습니다.

츠루카메다이키치(鶴龜大吉)라는 긴 이름의 여관이었는데요, 현대적이면서도 일본식으로 지어진 작은 여관(호텔?)입니다. 새로 지었는지 아주 깨끗하고, 요모조모 이쁘게 꾸며놨더군요.




위의 사진에서 꼼양과 제가 놀고 있는 홀 비슷한 곳이 이 여관의 로비입니다. 고양이 장식 두 마리도 같이 찍어놨는데요, 마네키네코(손님 부르는 고양이)하고, <고양이의 보은>의 뚱땡이를 연상시키는 고양이 인형이 놓여 있더군요. 꼼양이 마네키네코한테 인사 많이 받고, 많이 해주고 왔지요. ^^

음식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지금껏 먹어본 일본 음식 중에서 제일 맛있었어요. >.<
목욕탕도 아주 깨끗하고 좋았는데, 꼼양이 이 곳의 노천탕을 싫어해서 오래 즐기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고요.



[아지] 일본의 여관


여기 와서 일본의 여관에서 두번 묵었습니다. 대개 여행지의 기차표와 여관숙박권을 묶은 여행상품이 많은데 그걸 이용했어요. 닛코까지는 1인당 1만6500엔씩 들었는데 여관에선 저녁과 아침식사를 제공합니다. 
 
여관에 우선 들어가면 입구에 섬돌과 손바닥만한 정원이 입구 구석에서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체크인을 하면 여관에서 '조바'라고 부르는 유카타 차림의 중년여성이 여관의 구조를 설명해줍니다. 이번에 묵은 쯔루카메다이키치여관은 계곡옆에 자리잡고 있는데 카운터에 조그만 쉴공간이 있고 다실(茶室), 오미야게(토속 상품)판매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수속을 기다리는 동안 조바가 차와 오이짠지,물수건을 내줍니다. 
 
객실에 들어가면 조그만 마루가 있고 신발을 벗고 올라가게 돼 있습니다. 이번에 묵은 방은 다다미 10조(1조는 180X90cm)크기로 방가운데 탁자와 등받이가 있는 철푸덕 의자가 있습니다.
방안에는 도코노마라고 방벽면 한쪽에 단을 만들어 장식물을 얹어두거나 족자 같은 걸 걸어놓는 공간이 있고 창가에는 탁자와 의자가 있습니다. 문들은 화장실,세면실을 포함해 전부 미닫이 문입니다. 
 
목욕탕은 옥상층인 6층에 있는데 이곳 역시 바닥에 섬돌을 깔아 놓는등 화려하게 장식을 해놓았더군요. 거의 모든 여관이 로텐부로(노천탕)을 만들어두고 있는데 돌로 만들어놓거나 히노키라는 나무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닛코의 로텐부로에서는 여관맞은편의 산이 보이더군요. 
 
저녁은 조바들이 객실에서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주는 경우가 있고 아니면 식당으로 내려와 먹는 경우가 있는데 식당의 경우 일행별로 따로 방에서 먹을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습니다.
식사하러 내려갔더니 우리가 먹을 방앞에 일본어 가타카나로 제 이름을 써놓은 패찰까지 올려놨더군요. 감탄했습니다.  밥을 먹는 사이에 조바들이 방에 들어와 이부자리를 깔아놓습니다. 두꺼운 쿠션요를 두겹으로 깔아 대단히 푹신하더군요. 



닛코 여행에서 돌아와 도쿄에 도착해서, 아사쿠사 근처의 스미다가와(隅田川) 강변에 가봤어요. 우에노공원과 더불어 전통적인 벚꽃놀이 명소인데요. <도쿄이야기> 책에도 스미다가와 얘기가 많이 나오지요. 옛날 도쿄는 야마노테(무사/부자동네)와 시타마치(상인/서민동네)가 있었는데, 시타마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놀이 장소였다나요.



강을 따라 벚꽃이 쭉 피어있는데, 우에노공원의 벚꽃놀이가 너무 전통적이고 왁자지껄한 느낌이었던 반면에 이곳은, 좀더 자유롭고 분방한 느낌이 들었어요. 저한테 묻는다면, 우에노보다는 스미다가와에 한 표.

이 강에는 사쿠라바시(櫻橋)라고, 말 그대로 <벚꽃 다리>가 있습니다. 한강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큰 강인데 자동차는 못 다니고 사람만 다니는 다리를 보존(사실은 새로 지은 거지만)하다니. 한강에도 이렇게 사람하고 자전거만 다니는 다리를 만들면 그 자체로 명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허망한 상상도 해봤습니다. 다리 밑으로는 에도 시대의 스미다가와에 시간만 조금 덧붙인듯이 유람선이 떠다니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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