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의 하루하루

나무은행을 아시나요

딸기21 2009. 5. 1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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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하고 있어요.
마감도 대충 끝났고... 야근하는 날 마감 끝나고 나면 개인적으로 알바 삼아 하는 번역을 해야 하는데, 
마음도 울적하고 별로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는군요.

며칠 전 경희궁 뒤쪽 '나무 은행'에 갔다왔습니다.
뭐 거창한 것도 아니고, 가려고 해서 간 것도 아니고,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지만
나무 은행이라는 말이 재미있어서요. 지난 주 날씨 좋을 때 혼자 카메라 들고, 이어폰 꽂고 음악 들으며
사진기 들고 가 찍어왔습니다. 

올려야지, 하면서 정리 못하고 있던 것을, 일손 안 잡힌다는 핑계로 올려봅니다. 

경희궁은 경복궁이나 덕수궁, 창경궁처럼 '대접받는' 궁궐이 아니라서인지 보통 썰렁해요.
하지만 요새는 뮤지컬 대장금 공연도 하고(덕택에 조명시설들이 들어서 번잡스럽긴 합니다만)
또 저렇게 이동식 전시장이 생겨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컨테이너 박스를 이어붙인 것 같은 전시장인데... 무슨 전시회인지, 초대장이 있어야만 한다고 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뒷산으로 올라가는 길. 언덕배기 아래, 역사박물관 뒤켠 산등성이에 저런 것이 보이더군요.
범죄 영화의 배경으로 쓰면 딱 좋을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우습게도, 공들여 돌계단을 만들어 놓긴 했지만

이 언덕 위에는 나무 은행 말고는 별 게 없답니다. 길이 없어요.


고즈넉하죠? 쇠울타리로 못 들어가게 해 놔서 사람이 없는 거예요. 

울타리를 끼고, 경희궁 뒤편으로 갑니다.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궁궐 뒤뜰입니다. 


저기 오른편에 보이는 나무들이 '은행'에 맡겨진 나무들입니다. 



나무은행 입구.  


바로 이런 곳이랍니다.


예금(?)된 나무들입니다. 주인이 열심히 관리하는 나무가 아니라서, 

은행나무 둥치에 새 잎이 나서 좀 우습게 되어 있어요. 나무들이 두 줄로 빙 둘러서 있기는 한데
종류도 제각각이랍니다.  



이렇게만 보면 근사하죠? 남부럽잖은 숲길 같습니다만... 실제론 약간 옹색해요. 


요새는 가로수들도 저렇게 손가락 자르듯 퍽퍽 가지를 자르지는 않는데...
여기는 맡겨 놓은 나무들이라 관리하기 귀찮아서인지 흉하게 잘라놓았더군요.  


빙 둘러선 나무들... 원형으로 줄지은 나무들을 따라 산보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경희궁의 기와지붕들이 내려다보입니다. 



이건 곁다리로...
한때는 이 동네의 명물이었던 망치 아저씨. 제가 자주 저의 기분을 투시하는 상대랍니다.
그런데 옆에 거대한 빌딩이 들어서는 바람에, 영 신세가 초라해졌습니다. 하늘 배경 보일때가 좋았는데. 


여기는 너무 이쁜 지하철 입구라서 찍어봤어요. :)



이름만 들어도 매우 궁금하군요. 인터넷 검색 들어갑니다.



일반적으로 나무은행이란 나무로 자랄 묘목을 배양 관리 보관하는 곳을 말한다. 그런데 잘 자란 나무를 지역개발 때문에 베어야 할 때, 베지 않고 잠시 보관했다가 필요한 곳에 다시 심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나무은행도 있다. 
▲건설 때문에 이사를 가야하는 나무 ▲훼손돼 아픈 나무 ▲가로수 목적으로 심었는데 기후와 맞지 않아 식재 용도를 바꿔야 하는 나무 ▲생장이 원활하지 못한 불양수목 등이다. 이 중 주고객은 개발로 사라지게 되는 나무들이다.



세종로 중앙분리대에 있던 어마어마한 은행나무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 궁금증을 아직도 해소하지 못한 팔짝 뛸 1인 여기... -_-;



왜 멀쩡한 가로수들 다 잘라내고 버티지도 못하는 소나무를 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1인 여기...



그랬어요? 비싼거 좋아서 그랬나... 미티... 
이 동네 어디 개발하면 벌건 흙더미 나오고 소나무 왕창 베어 내버려 아주 속이 뒤집어 져요. 옮겨가는게 돈이 더 들어서 그런지... ㅠ.ㅠ 우리집에 새들이 얼마나 집을 많이 짓는지들. 꼴랑 나무 몇 그루 있는거에다... 
그런데 은행나무 땅에서 새로 나는 거를 잘라줘야 굵게 나무가 되려나...? 울집 거는 가느다란 것이 여러개 생기더라고요.

 


은행장도 있을까요? 있다면 만나보고 싶네요^^ 
소나무 가로수에 꽂힌 중구에 따르면, 소나무는 그늘이 안 지고 비싼 단점이 있지만, 청소 등 관리에 편리하고 사시사철 푸르기 때문에 겨울에도 보기좋다...라고 하더라고요. 전 솔직히 썩...



뷁...이다 -_- 
그늘이 안 지고 비싼데 낙엽이 안 떨어져서 안 쓸어도 되니까 편하다? 
소나무가 보기 좋다고? 어울려야 보기가 좋지,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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