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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용의자들, 추격에서 사살까지

딸기21 2013. 4. 1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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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야구모자를 쓰고 티셔츠에 재킷을 걸친 백인 남성, 흰 야구모자에 배낭을 멘 또 다른 젊은 남성.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8일 밝힌 보스턴 테러사건 용의자 두 사람의 인상착의였다. 생생한 고화질의 사진과 동영상에 담긴 ‘용의자1·2’의 모습이 공표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보스턴 일대는 긴장 속으로 빠져들었다.


마라톤대회 테러가 발생한 보일스턴 북쪽 케임브리지에 있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이날 밤 10시30분쯤 총격전이 벌어졌다. 대학 구내에서 누군가 총을 쐈고, 추격하던 학내 경찰 1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학교 측은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게시하고 학생들에게 “32번 건물 앞에서 총탄이 발사됐으니 접근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경찰이 19일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테러 용의자 2명 가운데 1명을 사살하고 남은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는 

매사츠세츠주 워터타운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워터타운 | AP연합뉴스


경찰의 움직임은 긴박해졌다. 용의자 2명은 케임브리지를 벗어나 서쪽의 워터타운으로 이동해 갔다. 이 과정에서 교통경찰 1명이 용의자들의 총에 맞고 병원에 실려갔다. 수사당국은 밤새 용의자 추격전을 벌이는 한편 MIT가 위치한 케임브리지와 벨몬트·월텀·뉴튼·워터타운 일대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도록 당부하고, 사무실과 가게들에도 폐쇄령을 내렸다. 

매사추세츠주 국토안보부는19일 오전 6시 “추가 지시가 있을 때까지 이 지역의 모든 사업체들은 영업을 중단하고 수사에 협력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발표와 함시내버스가 멈춰섰고, 기차도 일부 운행을 중단했다.


데벌 패트릭 주지사는 공식적으로 워터타운 내 ‘범인 추적’ 명령을 내렸으며, 이를 통해 MIT 경찰 살해범이 마라톤 참사의 용의자라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졌다. 추격전 와중에 검은 모자의 청년이 사살됐다. 이 용의자는 경찰에 맞서며 폭탄을 터뜨린 뒤 총에 맞아 숨졌다. 그는 지난 15일 마라톤대회에서 첫 번째 폭발을 일으킨 폭탄을 설치한 범인으로 추정된다.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더 파괴력이 컸던 두 번째 폭발의 주범인 또다른 용의자는 워터타운 동부에서 경찰에 포위됐다. 


수사당국은 사살된 사람이 타멜란 차르나에프(26)이고 포위된 사람은 동생인 조하르 차르나에프(19)라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러시아 내 체첸자치공화국 부근에서 태어났으나 어릴 적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이들의 삼촌이 밝혔다.

NBC방송은 이 형제가 외부 조직과 ‘국제적 연계’를 맺고 있었고, ‘군사분야 경험’도 있다고 보도했다. 에드 데이비스 보스턴 경찰국장은 “이들은 여러 사람을 죽이기 위해 왔으므로 테러리스트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형제가 테러를 저지른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에 살고 있는 형제의 아버지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아들들은 독실한 무슬림이었다”며 “비밀스러운 임무를 수행하려고 한 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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