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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행사 앞둔 브라질서 '버스 안 성폭행'

딸기21 2013. 5. 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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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내를 가로지르는 버스 안에서 지난 3일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한 남성이 승객들을 차 앞쪽으로 몰아놓고, 총기로 기사를 위협해 계속 차를 몰게 만든 뒤 30대 여성 1명을 성폭행했습니다. 그러고는 버스를 세우고 내려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버스에 탔던 승객들은 “마약에 중독된 상태인 것 같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지난 3월에도 리우에서 미국 여성 관광객이 집단성폭행을 당하고 프랑스인 남자친구가 범인들에게 폭행당해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들은 빌린 승합차를 타고 유명 관광지인 코파카바나 해안에 갔다가 납치돼 변을 당했습니다. 

황당하게도, 이들이 빌린 승합차와 그 운전기사가 문제였습니다. 범인은 10대~20대 남성 3명이었는데 임차한 승합차의 운전기사가 공모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리우의 관광객용 임대 승합차 중에는 무장 갱들이 운영하는 것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난달 초에는 리우의 자랑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예수상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독일 관광객들이 강도들의 습격을 당했습니다. 


사진 터론토 더스타(www.thestar.com)

 

리우에서는 오는 6월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가 열리며, 7월에는 로마가톨릭의 큰 행사인 세계청년대회가 개최됩니다. 이 행사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당국은 라틴아메리카 출신 첫 교황의 방문을 맞아 가톨릭 신자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FIFA 월드컵이, 2016년에는 리우 올림픽이 줄줄이 예정돼 있지요.


큰 행사들을 앞두고 범죄가 잇따르자 리우 시는 치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지 영자신문 리우타임스는 당국이 지난달 30일에는 특수부대원들까지 동원해 유명 관광지들을 대상으로 치안강화 작전을 벌였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사흘만에 버스 성폭행이 일어났습니다. 당국은 신축된 올림픽 주경기장 지붕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며 지난달 갑자기 출입을 폐쇄해 부실공사 의혹을 사기도 했습니다.

 

브라질 싱크탱크인 노동사회연구소의 파브리시아 라모스 연구원은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리우의 공공서비스는 충분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면서 극심한 빈부격차로 양분돼 있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들었습니다. 모든 공공서비스가 엘리트들에게는 잘 돌아가지만, 빈곤층은 최악의 불능상태를 맛봐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 여성 성폭행 사건 뒤 범인들이 검거되자 '형평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범인들이 그 일주일 전에 브라질 여성을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미국인'을 상대로 한 범행이 들통나기 전까지는 경찰이 이들을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라모스는 이를 언급하며 정부의 무책임을 질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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