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일베가 '좌절한 젊은이들이 사회 금기를 깨는 것'이라고?

딸기21 2013. 5. 2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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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한 젊은이들이 사회의 금기를 깬다?

아침에 신문 기사(아래에 링크해놓은 우리신문 기사;;)를 보며 살짝 심사가 꼬였다.


일베충들이 좌절한 젊은이들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사회의 금기를 깨는 게 아니라, 정 반대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익권력에 기생해 자신들의 분노를 엄한 곳에 쏟아부으며 가학성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광주학살 피해자들이 기득권층인가? 권력층인가? 여성이 우리사회에서 남성보다 우월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나? 이주자들과 그 2세들이 기성권력인가? 누구의 어떤 금기를 깬단 말인가? '진보권력'에 지쳐서?

누가 뭐라든 일베충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김대중-노무현 시기가 아닌 이명박-박근혜 집권시기다. 노년의 ‘어버이들’과 젊은 일베충들이 아래위에서 약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고, 그걸 우익 정권이 뒤에서, 혹은 드러내놓고 지원해주고 있다.

  


가스통 할배들과 일베충 집단의 폭력을 방치 조장 유도하면서 권력집단이 정치적으로 이용해먹는 판에. ‘대부분’은 아닐지 몰라도 ‘일부’ 가스통 할배들과 일베충 집단은 분명 금전적인 이익도 얻고 있었을 터인데. 수십년의 싸움 끝에 간신히 제 평가를 받게 해놓은 광주학살과 민주화 과정, 그게 '좌절세대가 깨뜨린 사회적 금기'인가? 기득권층, 권력층이 힘 부치고 등 떼밀려 마지못해 인정해준 진실이 아니라?


광주학살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박정희와 전두환을 미화하고, 여성들을 비웃고, 인종주의적인 관점을 드러내는 걸 ‘사회의 금기를 깨는 가학’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묘사인 것 같다.

일베가 뭐라고 주장을 하든, 그들은 사회적인 금기(내지는 권위)를 깨뜨린 게 아니라, 기득권층/권력층이 싫어하고 거부하는 진실을 덩달아 모독했을 뿐이다. 진실을 모독한 것을 '금기를 깨뜨린 행위'로 묘사하는 건 명백한 잘못이라고 본다. 



"사회·심리 전문가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성격을 보수·우익이라기보다는 기성세대의 금기를 깨는 데 쾌감을 느끼는 반사회적 집단으로 봤다. 일베 회원의 대다수는 민주정부 10년 동안 성장기를 거친 10~30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과 88만원 세대의 좌절감이 결합하면서, 민주정부가 표방한 진보적 가치에 대한 모든 것에 반발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맨 위에 링크한 경향신문 기사 내용이다. 의미 있는 지적도 많지만, 일베가 누구를 적대시하는지, 그걸로 미뤄 그들의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등에 대한 분석이 미흡한 듯. 분석의 중요한 부분이 빠짐으로써 결과적으로 일베에 대한 약간의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부터 일베충 류가 기승을 부린다는 점, 거기에는 분명 '뒷배경'이 있다는 것(가스통 할배들이나 극우 기독세력의 준동 역시 마찬가지), 돈(우리의 세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점... 런 걸 빼놓고 이야기하게 되면 일베를 아주 자연스러운 하나의 현상으로 보게 되는데, 사실은 '자생적으로 시작됐지만 결코 자연스럽지는 않은 현상'인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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