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성과 없이 끝난 G8 회의

딸기21 2013. 6. 1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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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국제회의 첫 주재를 맡아 야심차게 준비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18일 폐막됐다. 북아일랜드 로크아인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회의는 바로 직전 불거져나온 4년 전 주요 20개국(G20) 회의 불법 도·감청 폭로에 더 큰 관심이 쏠리면서 빛을 잃었다.

 

8개국 정상은 이날 오후 회의 뒤 올해 의장국인 캐머런 영국 총리의 기자회견과 뒤이은 공동기자회견을 끝으로 행사를 마쳤다. 하지만 핵심 주제였던 시리아 사태에 정상들은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첫날 2시간에 걸쳐 대화를 나눈 뒤 함께 기자회견을 했지만 분위기는 몹시 냉랭했다. 알자지라방송은 “두 지도자는 상대가 말할 때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는 등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전했다.

푸틴은 “우리의 견해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시리아의 희생을 줄이고 폭력을 종식시킨다는 목적은 같다”고 말했고, 오바마 역시 “(양국이) 다른 견해를 갖고 있지만 시리아의 폭력사태와 화학무기 사용을 금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의 내용은 오는 9월 초에 두 정상이 한번 더 만나기로 한 것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회의를 연다는 것 정도였다. 푸틴은 이 회의에 대해서도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현 정권의 ‘축출’을 전제로 한다면 거부할 것”이라며 서방과 선을 그었다.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푸틴 만남과 G8 회의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캐머런의 외교적 승부처라고 보도해온 영국 언론들도 미국 컴퓨터기술자 에드워드 스노든의 ‘G20 불법 도·감청’ 폭로에 더 집중했다.

 

이틀째 회의에서는 캐머런이 내세운 핵심 의제 ‘3T’ 즉 세금·교역·투명성(tax·trade·transparency)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정상들은 기업 부패와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감시를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인다’는 원칙적인 합의를 내놨다. 또 미국과 유럽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진전시키기로 했다. 양측은 다음달 첫 공식 협상을 시작해 내년 안에 협상을 끝내기로 했다. 정상들은 또 일본에 재정적자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BBC는 “G8은 경제규모를 비롯한 여러 면에서 이제는 세계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는 나라들의 모임”이라며 이번 회의는 이 그룹의 존재 의미를 다시 묻게 만들었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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