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공은 둥글대두

이놈들!! 기어이...

딸기21 2007. 2. 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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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매우 좋아하지만, 때로는 밥보다도 치킨보다도 더 좋아하지만, 경기장 폭력은 그래도 안 된단 말이지...

폭력과 인종차별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이탈리아 축구. 기어이 경기장 난동 때문에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체포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무제한 경기 중단'을 선포,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세리에A 리그 경기들을 올스톱시켰다(최근에 세리에A가 프리메라를 제치고 리그 순위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그건 순전히 레알이 죽을 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로마노 프라디 총리가 축구협회측에 `강력한 대처'를 주문하고 나오면서 축구장 폭력 문제는 이탈리아 정계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무기한 경기 중단"

이탈리아 축구연맹이 세리에A 경기들을 2일 오후 전면 중단시켰다. 이탈리아 정부와 축구연맹 측은 폭력을 근절시킬 획기적인 방법이 마련될 때까지 무기한 경기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축구연맹의 긴급조치로 리그 경기는 물론이고, 루마니아와의 A매치 등 당초 예정돼 있던 국가대표팀 경기를 비롯해 유소년 리그 경기들까지 모두 취소됐다. 축구연맹은 앞으로 2주 동안 모든 축구경기를 취소하고, 이후부터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의 카타니아라는 도시에서는 2일 오후 앙겔라 마시미노 경기장에서 2일 오후 카타니아 팀과 팔레르모 팀간 경기가 열렸다. 경기에서 홈팀 카타니아가 1대 2로 지게 되자, 홈 팬들이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양팀 팬들 사이의 충돌은 폭동으로 비화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목숨을 잃고 70여명이 다쳤다. 희생된 경찰은 사제 폭탄에 얼굴을 크게 다친 뒤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경기장에 최루탄을 터뜨리고 선수들을 급히 피신시킨 뒤 난동을 부리던 축구팬 29명을 체포했다. 그 중 상당수는 10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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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에 살해 협박, 무서운 `울트라스'

이번 사건에서 보이듯 이탈리아 축구팬들의 폭력 수위는 훌리건 난동 수위를 넘어 `테러'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훌리건을 넘어서는 극단적, 폭력적인 축구팬들을 `울트라스(ultras)'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들의 과격행위는 2004년 AS로마의 미드필더 프란체스코 토티에 대한 살해 위협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AC밀란의 골키퍼이자 브라질 국가대표팀 골키퍼인 디다(이탈리아 클럽 골킵들 중에선 톨도 다음으로 좋아하고 있었는데...)가 경기 도중 날아든 사제 미사일에 맞아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축구연맹은 지난해부터 입장권을 신분확인 뒤 기명 판매하고 폭죽 소지를 금지시키고 있으나, 이번 사태는 그런 조치들로는 역부족임을 보여줬다.

유럽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1970∼80년대 영국 등지에서 일어난 훌리건들의 그라운드 주변 폭력 난동이 확산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85년 벨기에 브뤼셀의 헤이젤 경기장에서는 잉글랜드의 리버풀과 이탈리아 유벤투스 간 유러피언컵 결승전이 벌어졌는데, 리버풀 팬들의 난동으로 경기장이 무너지면서 유벤투스 팬들 39명이 숨졌다. 유럽 축구 최악의 폭력사태라 불리는 이른바 `헤이젤 참사'다. 이 사건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은 잉글랜드 팀들의 유럽 클럽대항전 참가를 5년간 금지시켰다. 유럽에선 인종차별이나 폭력사태 등이 일어난 경기장을 일정기간 폐쇄하고 해당 경기장을 소유한 클럽의 경기를 몰수하는 것이 드물지 않은 일이다. (네덜란드나 스페인에서 앙리 못살게 구는 드러운 놈들 많다)

세리에A 철퇴 맞나

프로디 총리는 "경찰관의 목숨을 담보로 축구를 진행할 순 없다"며 이번 사건을 전환점으로 삼아 축구계 그릇된 풍토를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축구선수협회의 세르지오 캄파나 회장은 "폭력이 일어난 경기장은 1년 정도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축구연맹은 앞으로 폐쇄회로 TV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경기장에선 리그 경기를 할 수 없게 하고, 관객 입장시 신분 확인과 소지품 검색을 철저히 하는 등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줄리아노 아마토 내무장관과 지오반니 멜란드리 스포츠장관,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 지아니 페트루치 위원장 등은 5일 축구연맹 간부들과 만나 울트라스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문제를 일으킨 카타니아 구단측도 "마피아처럼 조직을 만들어 축구장 주변을 떠도는 폭력범들과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뒤늦게 나섰다. 지난달말 취임한 미셸 플라티니 신임 UEFA 회장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폭력사태"라며 이탈리아 축구연맹측의 초강력 대처를 촉구했다.

세리에A는 지난해 유명 클럽들 간 승부조작과 선수 도박 사실이 드러나 네 개 팀이 징계를 받고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줄줄이 조사를 받는 등 홍역을 치렀다. 월드컵 우승 이후 악몽을 떨쳐내고 부활을 꿈꾸었으나, 더 큰 암초를 만난 셈이 됐다.

■ 유럽 훌리건들의 역사

1974년 네덜란드 로테르담 UEFA컵 결승전 훌리건 난동으로 수십명 부상
1985년 벨기에 브뤼셀 헤이젤경기장 폭력·붕괴사고로 이탈리아 축구팬 39명 사망
1990년 영국 힐스보로 경기장 붕괴, 관람객 96명 사망
1997년 네덜란드 베베르베이크 훌리건 폭동으로 1명 사망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훌리건 난동사태, 수십명 부상 100여명 체포
2000년 네덜란드 훌리건 폭동, 1명 사망 300여명 체포
2001년 프랑스 훌리건들, 터키 이스탄불 갈라타사라이 축구장 무장공격으로 6명 체포.
          이탈리아 살레르니타나팀 서포터들, 열차 안 불꽃놀이로 화재 발생해 4명 사망
2004년 네덜란드 아약스-페예노르트 서포터즈 간 충돌로 수십명 부상
2006년 독일 월드컵 훌리건 난동 시도, 슈투트가르트에서 영국 축구팬 200여명 체포
          프랑스 파리 생제르망팀 서포터들, 아랍계 축구팬 인종차별 폭행해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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