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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화학무기 원료 상당수 '서방에서 수입'

딸기21 2013. 9. 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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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방은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 공격을 저질렀다며 보복 공습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방이 규탄하는 ‘시리아 화학무기’의 상당부분은 서방 기업들이 시리아에 수출한 물질들로 제조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7일 ‘세계가 지켜보는 사이에 시리아는 신경가스를 축적했다’는 기사를 싣고 시리아가 하페즈 알 아사드 정권과 그 뒤를 이은 바샤르 알 아사드 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수십년에 걸쳐 사린가스를 비롯한 화학무기를 비축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미 국무부 외교전문들을 인용, 시리아가 의료용이나 공업원료용으로 들여간 물질들을 원료로 화학무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측은 이 원료들을 주로 옛소련과 이란에서 들여왔지만, 미국과 유럽 기업들도 시리아와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례로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미국의 한 회사는 시안화칼륨(청산가리)을 2006년 의료용 물품으로 시리아에 수출했고, 워터빌이라는 회사는 ‘메인 생물학 실험실’이라는 이름으로 생물학무기 원료 물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무부 전문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한 업체는 동결방지제 등으로 쓰이는 모노에틸렌 글리콜을 시리아에 보냈는데, 네덜란드 정부가 이를 알고 화학무기 전용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물질이 맹독성 신경가스인 VX나 사린가스 등의 제조에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영국 인디펜던트는 시리아 내전이 한창인 지난해에도 영국 정부가 자국 업체에 불화나트륨 등의 시리아 수출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의 시리아 금수조치 때문에 실제로 수출이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7일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회사 2곳이 시리아 기업에 불화나트륨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정부는 뒤늦게 불화나트륨이 실제로 ‘전달’됐음을 시인했다.

 

미국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 공격을 저질렀다며 군사공격으로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입증해주는 증거는 아직 없다. 설혹 시리아 정부군의 짓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가진 화학무기의 양이나 종류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의혹 때와 마찬가지로 시리아 화학무기 보유고 역시 과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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