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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국경 열자 시리아 난민 6만명 밀려들어... IS 때문에 '2차 엑소더스' 우려

딸기21 2014. 9. 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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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국경에서 가까운 시리아 북부 코바니는 쿠르드족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이웃한 이라크의 쿠르드족 자치정부가 미국 등 서방과 협력해 이라크 내 IS 소탕작전에 들어가자 시리아에 본부를 둔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최근 코바니의 마을 21곳을 점령하고 학살하겠다고 위협했다. IS는 실제로 이 지역에서 10대 2명을 포함해 쿠르드족 11명을 처형하기도 했다. 겁에 질린 주민들은 지난 16일부터 터키 국경으로 몰려들어 국경검문소를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터키 정부가 19일 국경을 일시 개방하자 6만명 넘는 쿠르드족이 하루만에 터키로 넘어갔다.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국외로 빠져나간 난민은 300만명이 넘는다. 시리아 내에서도 650만명 이상이 집을 떠나 떠돌고 있다. IS의 잔혹행위가 갈수록 심해지자 난민들의 ‘2차 엑소더스(대탈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미 시리아 내 IS 시설들도 공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프랑스는 19일 이라크 내 IS 시설을 공습했다. 미국 등 동맹국들의 공습이 시리아로 확대되면 난민 행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터키 국경에서 벌어진 상황은 시리아 난민들의 처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19일 터키 일간 휴리예트에는 짐보따리를 들고 아이들 손을 잡고서 철조망 앞에서 입국을 기다리는 쿠르드족의 사진이 실렸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이날 “민족과 종파를 차별하지 않고, 시리아에서 아나톨리아(터키)로 도망쳐오는 형제들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터키는 이미 시리아 난민 84만명을 수용하고 있고, 국제사회가 적극 지원하지 않는 한 난민을 더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국경을 닫아걸고 있었다. 

 


터키 도안통신(DNA)에 따르면 이날 터키 정부가 국경을 개방하기 몇 시간 전에도 터키 국경 안쪽의 디크메타슈 마을에서는 시리아 난민들이 몰려드는 것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시위를 벌였고, 경찰이 최루탄을 쏴 가까스로 진압했다. 대부분 여성과 아이들인 난민들이 밀려오자 터키 군인들은 긴급구호식량과 식수를 주고 임시 보호시설로 보냈다. 과거 쿠르드족을 탄압하는 것으로 악명높았던 터키가 이제는 시리아 쿠르드족의 피란처가 된 셈이다. 


시리아 인구의 10~15%로 추산되는 쿠르드족은 IS 공포에 떨고 있다. 터키 내 쿠르드족 일부가 동포들을 위해 싸우겠다며 시리아로 넘어가기도 했는데, 터키는 시리아 사태 때문에 자국 내 쿠르드 지역마저 다시 불안정하게 될까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1년 2월 내전이 시작된 이래 시리아에서 터키 국경을 넘은 사람은 140만명에 육박한다. 그 중 60만명 가량이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는 터키에 머물고 있지만 터키 내 난민캠프의 수용인원은 25만명에 불과하다. 난민촌은 수용인원 초과로 몸살을 앓고, 현지 주민들은 난민들을 받지 말라고 아우성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겨울이 되면 난민촌의 상황은 더욱 열악해질 게 뻔하다.


시리아 내전과 난민


전체 인구 1795만명(2014년 7월 추정치)

시리아를 탈출한 난민 303만명

레바논 117만7000명, 터키 84만4000명, 요르단 60만7000명, 이라크 22만명, 이집트 13만8000명, 알제리 2만5000명, 스웨덴 1만8000명, 독일 5000~8000명, 리비아·이탈리아·불가리아 각 5000명 등

시리아 내부 유민 652만명

자료: 유엔난민기구(UNHCR) 등

 

시리아 남쪽 레바논과 요르단 상황도 비슷하다. 레바논에는 지난 18일 현재 시리아 난민 117만명이 머물고 있지만 대규모 난민캠프조차 없다. 요르단의 자타리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가 관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리아 난민촌이 있으나 역시 과포화상태다. 이집트와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로 간 시리아 난민들이 배를 타고 유럽으로 향하다 난민선이 좌초되는 일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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