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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깊이보기] 프랑스 대선 재출마 탄력받은 사르코지

딸기21 2015. 3. 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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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의 ‘권토중래.’

 

29일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야당 대중운동연합(UMP)이 대승을 거뒀다. UMP와 함께 마린 르펜이 대표로 있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도 선전을 했으나 집권 사회당은 경제난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하면서 참패를 당했다. 이번 승리로, 차기 대선 재출마를 노리는 사르코지 앞에 파란 불이 켜졌다.

 

AFP통신은 전체 101개 도의 도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UMP 등 우파가 3분의 2에 해당하는 66개 도에서 다수당 지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전에 이 정당이 다수당이었던 지역은 41개였는데 이번 선거로 크게 늘었다. 사르코지는 “국민은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정책을 거부한 것”이라며 승리를 자축했다. “올랑드 정부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무시해왔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사진 WIKIPEDIA


2007년부터 5년 동안 대통령을 지낸 사르코지는 2012년 대선에서 사회당의 올랑드에게 패한 뒤 정계에서 은퇴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하반기 정계 복귀를 선언했고, UMP 내 당권을 거머쥐었다. 당초 사르코지가 정계에 복귀했을 때만 해도 ‘이미 한물 간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더 많았다. 

 

특히 사르코지가 집권 시절 프랑스 내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으로 일관한 것, 유대계 이주자 출신인 그가 중동 분쟁에서 지나치게 이스라엘 편향적인 태도를 보인 점, 전임자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미국과 각을 세웠던 것과 달리 ‘친미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인 점 등이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을 강화시켰다. 대통령 재임시절 이혼과 재혼을 하며 사생활과 관련해서도 숱하게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사르코지는 지난해 7월 권한남용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기까지 했다. 한 판사에게 고위직을 약속했다는 혐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계 복귀 뒤 치른 첫 전국단위 선거에서 사르코지는 압승을 거둿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르코지의 UMP가 승리한 것은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집권 사회당의 실책 탓이 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선거의 승자는 의심할 여지 없이 사르코지”라면서 사회당 정부의 경제개혁 실패와 경기침체를 원인으로 꼽았다. 

 

극우파의 약진이라는 흐름을 누른 것도 사르코지에겐 엄청난 성과다. 반이민 극우정책을 내세워온 국민전선은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20%를 웃도는 지지를 얻었고, 결선인 29일 투표에서도 도의원을 여럿 배출했다. 그러나 어떤 지역에서도 도의회를 장악하지는 못했다. 그나마의 선전도 국민전선을 이끄는 르펜 개인의 카리스마 덕이 컸다. 로이터통신은 “비록 이번 선거에서 선전을 하긴 했지만, 르펜의 국민전선은 (전국정당으로서) 한계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프랑스24 방송도 “사회당은 쓰디쓴 패배를 맛봤고 극우파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에 실패한 반면 우파 UMP는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고 평했다.

 

UMP는 극우를 따돌리고 우파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5년간 ‘좌’로 틀었던 정국을 ‘우향우’시킬 기반을 만들었다. 사르코지가 내년 대선에 출마할 뜻을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나, 프랑스 정계에서는 그의 대선출마를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제1야당인 UMP 내에 이렇다할 대항마가 없다는 점이 우선 거론된다. 사르코지가 정계에 복귀하고 지난해 11월 UMP 대표가 될 수 있었던 데에도 당 내 리더십 부재라는 상황이 한몫을 했다. 사르코지는 내년에 치러질 UMP 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르코지는 무난히 후보 자리를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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