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경찰의 손에 숨지는 미국의 흑인들

딸기21 2015. 4. 13. 15:19
728x90

또 백인 경찰이 흑인을 사살했습니다. 


달아나는 흑인의 등 뒤에 8발을 쏴 숨지게 한 노스찰스턴 사건에 이어,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경찰이 달아나는 흑인 용의자를 제압하면서 총격을 가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또 공개됐네요. A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12일 털사 경찰이 총기 밀매 혐의를 받고 있던 흑인 용의자에게 총을 쏴 숨지게 했다며 경찰관의 몸에 달려있던 ‘보디캠’에 녹화된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털사 카운티의 부보안관으로 일하던 로버트 베이츠(73)는 지난 2일 총기 밀매 용의자인 흑인 남성 에릭 해리스(44)를 뒤쫓다가 제압하는 과정에서 총을 쐈습니다. 베이츠의 선글라스에 달려 있는 보디캠에는 그와 또 다른 경관이 해리스를 제압한 뒤 “이런, 내가 그를 쐈어, 미안해”“당신이 XX(욕설) 도망가서 그랬지”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고 합니다.


해리스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총격에 치명상을 입어 곧 숨졌습니다. 


전직 경관인 베이츠는 보험사에서 근무하면서 부보안관 일을 함께 해왔다는군요. 그는 자신이 권총이 아닌 전기충격기를 들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백인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1주일에 2건’


미국에서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은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USA투데이가 지난해 8월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진 뒤 연방수사국(FBI)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주일에 두 건이다. FBI 통계에 따르면 경찰에 의한 사망 400건 중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은 연평균 96건이었다.

 

지난 7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에서 백인 경관 마이클 슬레이거가 차량 검문 도중 달아난 흑인 남성 월터 스콧에게 등 뒤에서 8발을 난사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큰 파문이 일었지요. 


지난해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흑인 10대 소년을 숨지게 한 백인 경찰이 기소조차 되지 않아 소요가 일어났으나, 이후에도 미국에서는 경찰의 ‘공권력 집행’에 목숨을 잃는 흑인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간의 사건들을 모아봅니다.


흑과 백, 그들이 보는 세상은 너무도 달랐다




도시 사이에 그어진 선은 지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퍼거슨 밖에서 만난 이들은 이날 하루 퍼거슨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았다. 웨스트플로리산트 애비뉴를 따라 퍼거슨시로 들어가면 흑인들이 거주하는 연립주택이 나타난다. 대부분 정부의 주택수당에 의존하는 지역이다.



■ 최근 미국에서 경찰에 숨진 흑인들


에릭 가너(43)


2014년 7월 17일 뉴욕에서 불법으로 담배를 팔다가 백인 경관들에게 붙잡혔으며, 몸싸움 과정에서 목이 졸려 숨졌다. 하지만 백인 경찰들의 행위는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결론났고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 


뉴욕서 ‘정의의 캐럴’ 버클리·시애틀서는 무력충돌 



뉴욕의 흑인 에릭 가너를 목졸라 숨지게 한 경찰이 불기소된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7일로 나흘째 미국 전역에서 이어졌다. 

사건 발생지인 뉴욕에서는 7일 오페라 가수들이 펜스테이션 앞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이번 사건에 맞게 가사를 바꿔 ‘정의의 캐럴(Justice Carol)’로 부르는 등 창의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정의 없이는 평화 없다’는 시위대가 가장 많이 외치는 구호이다.


존 크로포드(22)


2014년 8월 5일 오하이오주 데이튼의 월마트에서 아내, 두 아들과 함께 장을 보다가 장난감 총을 집어들었고 경찰에 사살됐다. 경찰은 그가 쇼핑객들을 향해 총을 겨눈 것으로 보고 쏘았다고 주장했으나, 현장 모니터 확인 결과 그는 아무에게도 총을 겨누지 않았으며,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클 브라운(18)


2014년 8월 9일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찰 대런 윌슨의 총에 숨졌다. 그러나 윌슨은 기소되지 않았고, 흑인들의 거센 항의 시위와 소요가 일어났으며 미국 전역으로 항의 집회와 시위가 퍼져나갔다.


A car burns on the street after a grand jury returned no indictment in the shooting of Michael Brown in Ferguson, Missouri.


[키워드로 본 ‘2014 세계’](6) 퍼거슨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퍼진 것은 퍼거슨만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허가 없이 담배를 팔다가 경찰에 목졸려 숨진 에릭 가너, 클리블랜드에서 장난감 총을 들고 있다 경찰 총에 맞아 숨진 12세 소년 타미르 라이스 등 제2, 제3의 퍼거슨이 줄을 이었다.


마이클 브라운 사살과 미 퍼거슨 흑인 소요 일지



이젤 포드(25)


2014년 8월 1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경찰관 2명에게 사살됐다. 가족들은 포드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경찰들이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실제 조사결과 포드는 세 발의 총을 맞았고 그 중 한 발은 등 뒤에서 쏜 것으로 드러났다.


LA 경찰에 피살된 흑인청년 부검 결과 발표...긴장 고조


부검결과는 포드의 상태에 대한 것일 뿐, 당시 경찰이 어떤 정황에서 어떤 이유로 총을 쐈는지는 드러나 있지 않다. 다만 검시관은 부검 결과를 놓고 ‘의도적인 살해(homicide)’로 분류했다. 하지만 경찰의 총격은 의도적 살해로 분류되더라도 추후에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판정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ctivists look at a mural of Ezell Ford, a 25-year-old mentally ill black man, at the site where he was shot and killed by two LAPD officers in August, on December 29, 2014 in Los Angeles, California.



아카이 걸리(28)


걸리는 뉴욕 브루클린의 주거지역에서 2014년 11월 20일 아시아계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그를 쏜 경관 피터 량은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2014년 11월 22일 뉴욕 할렘에 있는 전국행동네트워크 사무실에서 유명 흑인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가 아카이 걸리 추모연설을 하는 동안, 건물 앞에서 흑인 활동가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쓰인 종이를 들고 서 있다. ABC 웹사이트



타미르 라이스(12)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살던 소년 라이스는 2014년 11월 22일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다가 경찰관에게 사살됐다. 


타미르 라이스라는 12세 흑인 소년은 장난감 총(빨간 동그라미 안)을 들고 있다가 2014년 11월 경찰에 사살됐다.





토니 로빈슨(19)


위스컨신주 매디슨에서 지난 3월 6일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역사적 사건인 앨라배마주 ‘셀마 대행진’ 50주년을 하루 앞두고 흑인들의 평화시위가 벌어지던 중이었고 로빈슨도 거기 참여하고 있었다.


지난달 10일 위스컨신주 매디슨에서 한 여성이 경찰에 총에 맞아 숨진 토니 로빈슨을 추모하는 꽃과 피켓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ABC웹사이트


“킹 목사의 꿈 이뤄졌나” 미 영화 <셀마>


1965년 3월7일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의 에드문드페투스 다리를 건너 행진하려는 흑인들을 향해 주경찰이 최루탄을 쏘고, 곤봉으로 사정없이 때린다. 미국 민권운동사에서 ‘피의 일요일’로 이름 붙여진 이날의 모습은 영화 <셀마>의 클라이맥스다. 영화 속 이 장면을 본 관객들 중 지난해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벌어진 일들을 떠올리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후보 20명 모두 백인… “온통 하얀 오스카”


앤서니 힐(27)


조지아주 디케이터에서 3월 9일 백인 경찰에 사살됐다. 경찰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던 힐이 나체로 경관을 향해 돌진했으며, 경찰이 그를 제압하기 위해 총을 쐈다고 밝혔다.


‘점령하라(Occupy) 시위’의 귀환…미국인들 ‘강한 공권력’ 맹신에 회의감 



“내가 숨을 쉴 수 없으면, 당신도 쉴 수 없다(If I can’t breathe, you can’t breathe!)”
퇴근 시간대인 4일 오후 6시 워싱턴 백악관 앞 8차선 차로인 컨스티튜션애비뉴를 300~400명의 시위대가 점거하고 일제히 드러누워 외쳤다.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은 뉴욕에서 흑인 노점상 에릭 가너(43)가 경찰 6명에 둘러싸여 목 졸려 죽기 직전에 여러 번 했던 말이다. 시위대의 구호는 국가 폭력 때문에 누군가 질식한다면 그것은 곧 우리 모두의 일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월터 스콧(50)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에서 지난 7일 경찰의 총에 사살됐다. 백인 경찰관 마이클 슬레이거(33)는 스콧과 몸싸움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니었으며, 달아나는 스콧의 등 뒤에서 총을 8차례 쏜 사실이 행인의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폭로됐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