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2012년 이후에, 지구는?

딸기21 2005. 11. 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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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11차 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다. 190여개 나라가 참석한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교토의정서 이후, 즉 `포스트 교토'의 밑그림이 어떻게 그려질까 하는 점이다. 각국 정부와 환경단체들이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몬트리올 총회장 밖에서는 탄소배출권 거래 등 `환경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는 투자자들이 세계 환경규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트 2012' 청사진 나올까


로이터통신은 몬트리올의 회의장 안팎에서 정부, 환경단체 관계자들 외에 `그린(Green) 투자자'들이 중요한 옵서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린투자자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에 참여하고 있거나 환경 기술 분야에 투자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 그러나 기업에 대한 환경규제가 많아지고 대기업들의 이른바 `환경 리스크'가 커지면서 세계적인 투자그룹으로 부상한 각종 연·기금들도 이번 회의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관건은 2012년 이후의 환경규제가 어떻게 결정될 것인가 하는 점. 1997년 일본 교토(京都)에서 채택된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환경 변화를 막기 위한 글로벌 환경협약이다. 이 의정서는 199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40개 국가·지역의 감축 목표를 정해놓고 있다. 의정서가 채택된 뒤 유럽에서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배출권거래제도 등이 도입되고 거래시장이 형성됐다.

유럽연합배출거래계획(ETS)은 유럽 5000개 기업을 상대로 `카본 크레딧(탄소 신용)'이라는 이름으로 배출가스 거래권 시장을 열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의 상품들은 2012년까지만 유효하다. 교토의정서는 2008~2012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기준만을 정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 테크놀로지(환경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기후변화자본(CCC) 등 펀드와 기금들, 배출권 거래 브로커들은 더 장기적인 계획이 정해져야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때문에' `중국 때문에' 전망은 불투명


그러나 다음달 9일까지 열릴 예정인 이번 회의에서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바라는대로 2012년 이후의 청사진이 제시될지는 미지수다. 단기적인 계획만 담긴 교토의정서조차도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회의가 개막된 뒤 몬트리올에서는 미국과 국제환경단체들 간 설전이 벌어졌다. 미국은 과거 빌 클린턴 정권 시절 교토의정서에 서명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뒤에 비준을 거부해버렸다. 시에라클럽 등 환경단체들은 세계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이자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의 거부로 교토의정서가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반면 미국은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들을 남겨둔 채 선진국의 환경오염만 문제 삼을 경우 자국 경제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현재 교토의정서에 가입한 156개국 중 비준 절차를 마치지 않은 나라는 미국, 호주, 잠비아, 크로아티아, 모나코 등 5개국 뿐이다.


 

몬트리얼 회의에 참석한 미국 대표단.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맘 속으로는 지구 전체를 비웃고 있는지도. / AFP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 말장난 하는 동안 빙하는 녹아 없어지고 있다. / AFP


이번 회의에서도 시작부터 강대국들의 `떠넘기기'가 되풀이됐다. 중국은 29일 미국의 비준을 촉구하면서 "중국은 교토의정서에 대해 줄곧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 국무부는 "미국은 지구온난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기후변화 연구와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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