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아널드 오거스트, 쿠바식 민주주의

딸기21 2015. 12. 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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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식 민주주의- 대의민주주의 VS 참여민주주의

아널드 오거스트. 정진상 옮김. 삼천리



요즘 민주주의에 대한 책을 세 권을 읽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책이다. 미국의 '운동권 출신 지식인'이라는 저자는 미국식 '대의' 민주주의 대신 쿠바(그리고 베네수엘라)의 '참여'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요새 많이 나오는 민주주의의 본질로 돌아가기, '참여 민주주의'로 향하기 같은 주제와 연결돼 있다. 그런 참여민주주의의 틀로서 쿠바를 본다. 


매우 도식적이고 동어반복이 심하다. 미국은 나쁘고 오바마는 미국의 문제를 가리기 위한 상징물일 뿐이며 미국식 '민주주의'는 거짓이다, 쿠바는 진짜 민주주의로 가고 있다... 이런 주장만 되풀이하니 통 믿을 수가 없다. 책의 장점은 쿠바 참여민주주의의 작동방식에 대한 생생한 조사 내용이다. 쿠바 민주주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공산당과 정부는 어떻게 고민하는지, 어떤 과제들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는지를 충실히 조사한 것은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해석이 지나치고 기승전 쿠바 예찬이 반복된다. 더불어 베네수엘라 차베스 예찬도. 그래서 책의 장점마저 가려져버린다.


엊그제 총선에서 베네수엘라인들은 차베스의 정당이 아닌 중도-우파 연합에 압승을 안겼다. 이렇게 선거 결과 하나만 나와도, 단선적이고 일방적이고 진영논리만 내세운 분석은 바로 힘을 잃어버린다. 


앞부분 쿠바 혁명사에 대한 것은 구체적으로 잘 몰랐던 내용이라 읽을만 했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나니 참으로 답답하다. 총체적인 느낌은 "아이고 의미없다"가 되겠다. 쿠바의 실험이 의미없다는 게 아니라, 이런 류의 분석이 의미없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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