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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공항 연쇄 자폭테러에 총격전

딸기21 2016. 6. 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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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관광지로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터키 이스탄불의 국제공항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났다. 최소 3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연쇄적으로 폭탄을 터뜨리고 총격전을 벌여 최소 36명이 숨지고 150명 가까이 다쳤다고 휴리예트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테러


28일 밤 10시 25분쯤(현지시간) 이스탄불 외곽에 있는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나면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당국은 곧바로 자폭테러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공격 배후에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당국에 따르면 공격을 감행한 사람은 최소 3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택시를 타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총기를 난사한 뒤 현장에서 자폭했다. 이들 외에 제 4의 범인이 현장에 있다가 도망쳤을 가능성이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터키 당국은 사망자가 31명 확인됐고 14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으나 사망자 수가 50명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폭발과 총격전이 벌어지자 공항은 대피하려는 이들 수백 명이 쏟아져 나오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BBC방송은 곳곳에 시신들이 널려 있는 처참한 광경을 전했다. 응급차량들이 사망자와 부상자를 실어나르기 위해 현장에 도착했으며, 구급차가 모자라 택시들까지 나서서 다친 이들을 실어날랐다. 

 

범인들은 칼라슈니코프 소총으로 무장하고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공항 입구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아타튀르크 공항은 모든 출입구에서 통행인들을 X선 스캐너로 검색하지만 출입 차량의 보안체크는 상대적으로 허술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연쇄 테러로 이 공항의 항공기 운항은 전면 중단됐다.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은 터키 최대 공항으로 지난해 기준 연간 6100만명의 승객이 이용했다.


■3월 브뤼셀 테러와 비슷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즉시 범행을 비난했다. 어니스트는 미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터키를 굳건히 지지할 것이라며 테러리즘의 위협과 싸우는 모든 우방, 동맹국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스탄불행 항공기 출발을 모두 일단 금지시켰으며, 미 국무부는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터키 정부와 미국은 이번 사건의 양상이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과 시내 전철역 등지에서 일어난 테러와 매우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브뤼셀 외곽 자벤템 공항의 탑승장 카운터 부근에서 IS 조직원 3명이 자폭테러를 일으켰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범들과 연결돼 있었으며, 시리아의 IS와 조직적인 연계를 갖고 있었다.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있던 유럽연합(EU) 정상들도 예상치 못했던 테러공격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터키 국민들과 함께 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EU 정상들은 28일과 29일 이틀간 열리는 회의에서 영국 브렉시트 문제와, 터키인들의 EU 비자 면제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은 이스탄불 공항 테러가 일어났을 때 베를린에서 무슬림 공동체의 이프타르(라마단 기간의 저녁식사)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희생자 가족들을 애도하고, 터키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마단 공격 촉구’ IS 지침 따랐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6월6일~7월5일)에 공격을 저지른 테러범들을 비난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테러범들은 신앙이나 가치에 상관 없이 공격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국제 공동체가 테러조직들과 싸우는 터키의 노력을 굳건히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IS는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 양쪽에서 정부군 공격을 받아 장악지역이 줄었다. ‘수도’격인 시리아 라카마저 빼앗길 판이다. 미군에 따르면 올 들어 IS에 가담하는 전투원은 매달 200명 수준으로, 2년 전의 10분의 1로 줄었다. 본거지에서 궁지에 몰리고 있는 IS는 최근 세계의 지지자들을 향해 테러공격을 선동했다. IS의 대변인 아부 무하마드 알아다니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을 앞두고 5월22일 영상메시지에서 “세계의 불신자들에게 ‘재난의 한 달’을 만들라”면서 “특히 유럽과 미국에 있는 전사들에게 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테러 잦았던 터키

 

터키는 남쪽으로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 때문에 IS에 합류하려는 유럽 내 ‘지하디스트(이슬람 전투원)’의 이동루트가 돼왔고, 시리아를 빠져나온 난민들이 유럽으로 가기 위해 거쳐가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 북부의 IS 거점들을 공격하고 있으며, 동시에 시리아에서 IS와 싸우는 쿠르드 민병대들과도 전투를 벌여왔다. IS도 위협이지만, 자국 내 쿠르드족 분리움직임이 거세질까 두려워해 전방위로 전선을 넓혔던 것이다.

 

지난해부터 터키에서는 IS와 쿠르드족이 관련된 테러공격이 잦아졌다. 그러나 대규모 테러가 일어날 때마다 터키 정부는 IS와의 국제 공동전선을 강화하는 대신, 쿠르드 진영에 화살을 돌려 공격을 퍼붓는 일을 반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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