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0
‘빨강머리 앤’의 배경인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멀지 않은 주민 200명의 시골마을. 부동산을 여러 곳에 갖고 있던 50대 중산층 남성. 미국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것 같은 증오범죄나 총기난사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요소들이다. 그런데 캐나다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캐나다 동쪽 끝 노바스코샤주의 시골마을 포타피크에서 총기난사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19일(현지시간) CBC방송 등 캐나다 언론들에 따르면 포타피크에서 18일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최소 16명이 숨졌다. 범인은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단독범행이었고 테러 혐의점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총격범은 가브리엘 워트먼이라는 51세 남성이다. 사건 당일 밤 “총을 든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고, 이어 주변 주택가에서 총격이 벌어졌다. 첫 범행이 일어난 포타피크는 겨울에는 100명, 여름에는 250명 안팎이 거주하는 시골마을이다. 경찰복 차림을 한 워트먼은 경찰차를 몰고서 간선도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12시간 동안 총격을 가했다. 용의자 워트먼은 도주 끝에 이날 오전 범행 현장에서 35km 떨어진 엔필드의 화물자동차 휴게소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워트먼은 클리닉을 운영하는 의치 기공사로, 포타피크와 주변 도시 트루로 등에 부동산 여러 건을 소유하고 있었다. 포타피크에도 그가 연중 잠시 와서 머무는 집이 있었다. 평범한 중산층 남성이 왜 총기난사범이 됐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첫 범행의 희생자들은 워트먼이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첫 공격 뒤에는 차를 몰고 옮겨다니며 무차별 총기난사를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사망자 중에는 두 아이의 엄마인 여성 경찰도 있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 끔찍한 참사의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미국처럼 잦지는 않지만 캐나다에서도 총기 공격이 간혹 일어난다. 1989년 몬트리얼의 에콜폴리테크닉대학에서 총격에 15명이 숨진 뒤 총기규제법을 강화했으나 1999년 오타와에서 총격범이 4명을 살해한 일이 있었고, 2002년에는 미국에서 총기를 사온 남성이 온타리오주 그림스비에서 옛 여자친구 등 5명을 살해했다. 2005년에는 앨버타주 메이어트로프에서 한 농장주가 경찰 4명을 총기로 살해했다.
2006년에는 온타리오주 셰든에서 갱조직들 사이에 이례적인 총격전이 벌어져 8명이 사망했다. 앨버타주 에드먼튼에서는 2014년 가정불화로 한 남성이 8명을 총기 살해했고, 2년 뒤에는 서스캐처원주 라로슈에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10대가 가족과 학교 교사 등 4명에게 총을 쏴 숨지게 했다. 지난해에도 브리티시컬럼비아의 펜틱턴, 온타리오주 마컴 등에서 총격 살해사건들이 발생했다.
*사망자 22명으로 증가(4.22)
'딸기가 보는 세상 > 아메리카vs아메리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19 대응 놓고 트럼프 정부-제약회사 ‘뒷거래’? 미 백신책임자 폭로 (0) | 2020.05.06 |
---|---|
“이란 함정 오면 쏴버려” 코로나19 비판을 ‘적들’에 돌리는 트럼프 (0) | 2020.04.22 |
"중국이 사망자 더 많아" 경제 우려에 또 거짓주장 내세운 트럼프, 실제 미국 경제는 (0) | 2020.04.19 |
[뉴스 깊이보기]“WHO에 돈 안 내” 트럼프 또 '중국 탓' (2) | 2020.04.08 |
[동물의 소리(VoA)]곶감보다 무서운 코로나19…뉴욕서 호랑이도 '확진' (0) | 2020.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