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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미국, 갑자기 화해모드?

딸기21 2006. 6. 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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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서방과 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서방의 핵 포기 인센티브 제안에 대해 이란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며 협상 의지를 보임으로써, 이란 핵 개발을 둘러싼 위기 국면은 협상 분위기로 반전됐다. 미국은 즉시 환영을 표시했다.


"건설적인 대화"


핵 협상을 총괄해온 이란의 알리 라리자니 국가최고안보위원회 의장은 6일 테헤란을 방문한 유럽연합(EU)의 하비에르 솔라나 외교정책대표와 2시간 동안 회담을 가졌다. 라리자니 의장은 이 회담 뒤 국영TV에 출연, 솔라나 대표와 인센티브안을 놓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각 조항들을 면밀히 검토한 뒤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라리자니 의장은 협상에 진지하게 응할 것임을 밝히면서 "인센티브안에는 긍정적인 조치들이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서방측 제안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경우 미국이 경수로용 핵원자로를 제공하는 방안도 협상안에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라리자니 의장은 그러나 "좀더 분명히 해야 할 모호한 내용들이 섞여 있다"고 말해 추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인센티브의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밀고당기기가 벌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협상안의 내용이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뉴욕타임스는 보잉사 항공기부품을 이란에 수출하는 것을 비롯해 금수조치를 일부 완화하는 것과, 이란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미국이 지원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서방 외교관들은 또 미국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전제로 핵기술을 제공하는 방안을 비롯해 대폭 양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솔라나 대표가 이같은 입장을 테헤란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반응"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이란의 반응을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환영했다. 텍사스주 라레도를 방문하고 있는 부시대통령은 "우리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 이란은 이제 선택을 해야한다"며 협상 의지를 재확인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도 "이란이 농축 활동을 중단하면 인센티브 문제를 좀더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션 매코맥 국무부대변인은 솔라나 대표가 테헤란에서 이란측과 접촉한 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전화를 통해 회담 내용을 논의했다면서 "솔라나 대표는 이란과의 대화가 매우 유용하고 건설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미국과 이란 양측에서 일제히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변국들도 미-이란 대화 분위기를 반겼다. 양국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온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근교의 별장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이란 핵문제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 간에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고 말해, 이란 핵 논의가 진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유가도 이란의 긍정적인 반응이 전달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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