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유전자 요법으로 암 치료

딸기21 2006. 9. 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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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연구를 진행하는 의료계의 궁극적인 목적은 유전자 요법을 이용해 인류를 질병에서 구제하는 것이다. 암과 면역체계 이상에 대해 연구해온 미국 연구팀이 암환자 2명을 유전자 요법으로 치료하는데 처음으로 성공해 꿈에 한발 다가섰다. 월스트리트저널,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31일 암 치료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며 크게 보도했다.

스티븐 로젠버그 박사가 이끄는 미 국립암연구소(NCI) 연구팀은 피부암의 일종인 멜라노마(흑색종)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유전적 결함이 있는 면역세포를 떼어낸 뒤 정상으로 `교정'된 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를 진행했다. 이 환자들은 면역세포인 T킬러세포를 갖고 있지만 면역세포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T세포 수용체가 없어 종양이 생긴 말기 암환자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서 T세포를 떼어낸 뒤 T세포 수용체와 유전적으로 접합시켜 다시 환자에 이식했다. 그 결과 53세의 마크 오리거라는 남성 환자는 간의 종양이 89%가 줄었고, 시술 1년반이 지난 현재는 암 완치단계에 이르렀다. 이미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고 폐 한쪽을 잘라낸 토머스 메이라는 또 다른 남성 환자는 종양이 완전히 사라졌다.

로젠버그 박사는 유전자요법의 선두주자로,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한 암 연구에 유전자 치료를 접목시키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의 결장암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유전자 치료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 필라델피아 아동병원과 스탠퍼드대 공동연구팀이 혈우병 환자를 치료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는 단 하나의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이상을 일으켜 질병이 생긴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복잡한 기제로 발병하는 환자들을 치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로젠버그 박사의 이번 연구는 더 복잡한 기제를 거쳐 발병하는 종양들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197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이자 분자면역학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데이빗 볼티모어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로젠버그팀의 연구는 기존 치료법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치료의 길을 연 것"이라며 앞으로의 연구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인상적인 결과를 내놨다고 높이 평가했다.


물론 로젠버그 박사팀의 연구 성과는 완전한 것은 아니다. 첫째, 17명의 치료대상자 중 2명만이 효과를 봤기 때문에 치료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둘째, 완치된 두 환자에게서는 아직 아무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경우에 따라 폐렴 같은 극심한 부작용을 일으켜 환자가 사망하게 만들 수도 있다.

연구팀은 당초 목표했던 것보다 T세포 수용체를 접합해 만든 세포의 면역 기능이 약했거나, 혹은 이식시킨 유전자변형 T킬러세포가 환자 체내의 다른 수용체들과 마찰을 일으켜 기능이 약화돼 치료율이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NCI는 향후 유전자요법의 치료율과 안전성을 높이고 다양한 종류의 암에 확대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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