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행복한 나라들

딸기21 2006. 11. 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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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땅에서 아기를 낳고 키우며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든다고 한다. 이민자가 많아지고 출산율이 낮아진 것은 어제 오늘의일이 아니다. 또한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국가가 지구상에서 한국뿐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시대에 유독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들도 있다. 

# "당신의 삶에 만족합니까" 

국가랭킹 전문사이트 네이션마스터닷컴(NationMaster.com)는 최근 각국 국민들의 생활 만족도(Life satisfaction)를 조사해 공개했다. 톱5에 랭크된 나라들은 1위 스위스, 2위, 몰타, 3위 덴마크, 4위 아일랜드, 5위 아이슬란드 순이었다.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기게 했을 때 스위스, 몰타, 덴마크 국민들은 평균 8점 이상이라고 응답해 만족도가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는 7.8점, 뒤이어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의 순이었다. 세계 69개국을 상대로 한 이 조사에서 한국은 40위를 기록,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보다 겨우 1단계 높았다.상위권 다섯 손가락 안에 든 나라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북아프리카와 유럽대륙 사이, 지중해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몰타가 2위를 기록한 것이 다소 의외이긴 하지만, 이들 나라들은 모두 1인당 국내총생산(GDP), 유엔 인간개발지수 등이 높은 나라들이고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낮은 나라들이다. 

그렇다고 이 나라들이 국제무대에서 힘자랑을 하는 강대국들은 아니며 오히려 중립국이나 소국들이다. 다섯 나라 중 아일랜드는 20세기 초반 대기근으로 인구 상당수가 미국 등지로 건너갔던 빈국이었다.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영국에 종속되다시피 해 `유럽 속 제3세계'로 불렸었지만 정치적 안정과 치밀한 외자유치 전략 등으로 경제력을 키우며 `행복한 나라'로 탈바꿈했다.

# 행복은 국력 순이 아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천연자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면적 4만㎢, 남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스위스는 천혜의 관광자원 알프스를 제외하면 지하자원은 많지 않다. 덴마크도 비슷한 규모에 부존자원이 거의 없다. 섬나라 몰타는 관광산업 외에 이렇다할 공업단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슬란드는 아예 북극권 동토의 땅이라는 악조건을 안고 있다. 아이슬란드가 19세기 말에만 해도 환경이 파괴돼 거주 한계 직전까지 갔었던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이 나라들이 가진 것은 넓은 영토, 풍족한 자원이 아니라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의지와 전략이었다. 글로벌 경쟁시대의 파도를 넘기 위한 그들만의 생존전략이 있었다는 것이다. 스위스는 중립국으로 외교무대에선 큰 목소리를 내지 않으나 삶의 질은 어느 나라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균기대수명은 80.51세로 유럽에서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공식 실업률은 3.8%로 유럽연합(EU)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다. 복지국가 스웨덴이 25%의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스위스의 고용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돼 있는 셈이다. 

최근 터키 등 이슬람국가들이나 동유럽 개발도상국에서 이민노동자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위스가 자랑하는 것은 높은 수준의 기술인력이다. 2003년 한때 경제성장률이 돥0.3%를 기록하면서 침체를 맞는 듯했으나 이듬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인구 750만명에 인터넷 사용자가 500만 명일만큼 높은 정보화 수준을 자랑한다.



스위스가 자랑하는 제약회사 노바티스.


# 그들만의 생존전략

이탈리아와 리비아 사이 섬나라 몰타는 1814년 영국령에 편입됐다가 1964년 독립했다. 선박 기항지, 관광지로 유명하며 2004년 EU에 가입했다. 면적은 316㎢, 인구 40만명에 불과하지만 평균기대수명 79.01세의 장수국가다. 몰타에는 이렇다할 공장도 없고 식량 자급률은 20%이며 담수 공급조차 제한돼 있고 에너지는 거의 전량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중개무역과 관광산업에 매진, 전자제품·섬유 산업을 발달시켰고 지난해 구매력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은 1만9900달러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몰타, 멋지군요. 





덴마크는 북유럽의 소문난 부국이다. 보통 스웨덴 하면 이케아나 볼보, 핀란드는 노키아를 떠올리지만 덴마크를 생각할때 떠오르는 세계적인 대기업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장난감 회사 레고, 낙농·식품유통업체 아를라 푸드 같이 강대국 거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틈새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노리는 기업들이 많다.

인구 540만의 작은 시장을 바탕으로 덴마크인들이 만들어낸 것은 특색 있는 중소기업, 미래형 소규모 산업 같은 것들이다. 최근에는 환경과 관련된 에코(eco) 산업 쪽에 집중 투자, 21세기형 친환경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는 외자유치와 첨단기술 육성을 통해 새로운 `강소국(强小國)'으로 자리를 굳혔다. 두 나라는 모두 경제자유도에서 싱가포르, 홍콩 같은 전통적인 자유무역도시 뒤를 이으며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경제자유지대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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