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과학계 핫 이슈

땅으로 올라온 물고기, `별'에서 탈락한 명왕성, 사라져가는 북극의 빙하, 화성을 흐르는 물. 올해 화제가 됐던 과학·환경 분야 뉴스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모아 2006년 큰 관심을 불러모았던 과학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잃어버린 고리' 틱타알릭(Tiktaalik)

지난 4월 미국 시카고대 과학자들은 캐나다 북부 빙하지대에서 발견한 `발 달린 물고기'의 화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진화생물학자들은 바다에서 생겨난 태초의 생명체가 뭍으로 올라와 오늘날의 동물들이 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38억년의 진화기간 중 `물에서 뭍으로' 올라오는 단계의 동물 증거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틱타알릭은 바로 그 단계, 물고기 비슷한 형상에 파충류처럼 발이 달린 동물이다.

과학자들은 틱타알릭의 출현 덕분에 드디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단계의 생물종이 확인됐다며 환호했다. 몸길이 2.7m에 지느러미가 달려 있으면서 육상동물의 골격을 가진 이 화석은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결정적 열쇠가 됐던 로제타석(石)에 빗대 "진화 연구의 로제타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화성은 `뜨고' 명왕성은 `지고'

10년 넘게 화성을 훑으며 지구로 정보를 보내오던 미 우주항공국(NASA) 화성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Mars Global Surveyor)'가 지난달 배터리 고장을 일으켜 교신이 끊겼다. `우주미아'가 되기 전, 글로벌서베이어는 마지막 선물로 지구에 놀라운 사진들을 보내왔다. 화성의 땅 위에 간헐적으로 물이 흐른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증거들을 전송해온 것. 과학자들은 화성에 생명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외계생명체 탐사에 큰 기대를 보였다.

반면 몇 년간 천문학계 논쟁거리가 됐던 명왕성은 결국 태양계 행성 자격을 빼앗겼다. 국제천문연맹(IAU)은 8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총회에서 숱한 논란 속에 결국 명왕성을 격하시켜버렸다. 새로운 발견도, 발명도 아니었지만 이 사건은 과학계 일대 뉴스로 기록될 만 했다. 태양계 행성을 `수-금-지-화-목-토-천-해-명'으로 표시해온 세계 각국의 과학책과 백과사전들이 모두 고쳐져야 할 판이 됐기 때문. 올초 명왕성 탐사선을 발진시킨 NASA 등은 "과학이 진리가 아닌 다수결로 결정되느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사라져가는 생물들, 얼음들

올해는 기후변화 대한 경고들이 유난히 많이 나왔던 한 해였다. 남극 빙산이 계속 붕괴되고 있고, 북극에서도 북극해를 덮고 있는 빙하들이 빠른 속도로 후퇴하고 있다. 2040년이 되면 북극의 빙하가 여름철엔 사라져 `만년 빙하'를 보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히말라야와 남미 산악지대의 빙하도 줄고 있다. 기후변화 영향을 연구하는 네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 과학자들은 최근 히말라야 빙하 호수들이 녹아 얼음덩어리들이 쏟아져 내리는 사태가 올 수 있다면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쓰나미'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으로 생물종 멸종도 빨라지고 있다. 13개국 과학자들로 이뤄진 세계공동연구팀은 자연적인 속도보다 100∼1000배 정도 빠른 속도로 생물종이 줄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특히 생태계 위기를 알려주는 지표 격인 양서류 종류의 3분의1이 멸종 위기에 있고, 포유류도 4분의1이 사라질 처지에 놓여 있다. 지난달에는 식탁에 오르는 생선들이 반세기 안에 모두 없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우주골프, 60대 엄마, 원시인의 동굴

그 밖에 가디언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변이 가능성이 높은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돼 죽은 백조가 발견된 것, 이탈리아 불임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영국 63세 여성이 출산에 성공한 것,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의 사촌 격인 네안데르탈인들이 2만4000년 전까지 생존해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 등을 주요 뉴스로 꼽았다. NASA 혜성탐사선 스타더스트(Stardust) 캡슐이 혜성 먼지를 담고 7년 만에 귀환한 것, 우주복으로 만든 미니위성과 우주 골프샷 등 재미난 우주이벤트들이 시도됐던 것도 기억할만한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