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8

한계에 부딪친 유럽 긴축정책

유엔이 2009년 이후 시작된 유럽 경제위기 뒤 처음으로 22일 그리스에 조사단을 파견했다. 긴축재정이 그리스의 인권, 특히 보건·교육 같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복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리스에서는 2009년부터 거의 3년간 노동자들의 총파업과 젊은이들의 긴축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 달 키프로스 수도 니코시아에서는 구제금융 협상안에 반대하며 10대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스페인에서는 16~24세 젊은 층 실업률이 50%가 넘는다. 가톨릭 구호단체 카리타스는 최근 “긴축 재정 때문에 유럽 대륙 전역에서 ‘잃어버린 몇 세대’가 생겨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라빚을 줄여야 한다며 유럽 각국이 긴축에 들어간 뒤 벌어진 일들이다. 최근 몇년 새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유럽 재정위기 총정리

2009년 말부터 시작된 재정위기로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BBC방송은 유럽 재정위기 현황과 앞으로의 우려 등을 보도하면서 “1999년 유로존이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유로화의 미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기도미노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 걸까. 그리스 재정위기 시발점이 된 그리스는 부채가 3400억유로다. 2009년 말 그리스 문제가 터져나오긴 했지만 실은 이미 그 전에 2008년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아이슬란드가 위기를 맞았었다. 그 뒤에는 사막의 마천루라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몰락이라는 사건이 있었다. 글로벌 재정위기의 파도가 유럽대륙에 본격 상륙하면서 첫 타격을 받은 나라가 그리스였다. 지난해 유로존 각국이 ..

그리스 '긴축안 국민투표로 결정'

그리스가 긴축재정안을 국민투표에 부친다고 하네요.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유럽연합이 제안한 2차 구제금융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찬반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1일 발표했습니다. 문제의 구제금융안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에 간신히 합의를 봐서 내놓은 겁니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려 있는 그리스에 1000억 유로(약 154조원)을 지원해주되, 그리스 정부가 허리띠를 완전히 졸라매게끔 하는 내용의 구제금융안입니다. 우리도 1990년대 말 IMF 구제금융을 받았을 때 생각하면 상상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정부가 경기부양을 못하고, 공공부문을 일제히 구조조정하면서 외국 자본에 매각하고, 복지혜택은 왕창 축소하게 되겠죠. 국민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충격'

이탈리아마저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업체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19일 이탈리아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재정위기 빠진 그리스 신용등급 떨어진 뒤 남유럽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도미노 위기가 닥칠 거라는 얘기가 돌았는데 그게 현실화됐다. S&P 뿐 아니라 무디스도 이탈리아 등급을 낮추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탈리아 정부는 S&P 결정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반발했지만 시장에선 올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은 물론 이미 예상했던 바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엄청나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이 1조7740억달러. 세계 10위 경제규모를 갖고 있다. 유럽연합 내에서는 독일, 영국, 프..

독일 프랑스 정상들, 토빈세(금융거래세) 추진키로

독일, 프랑스 정상들이 금융거래세 논의에 불을 붙였군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온통 '못된 금융자본이 세상을 망친다'고 규탄으로 뒤덮였던 걸 기억하실 겁니다. 그 때 한동안 금융거래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2008년 위기 뒤 회복되는 줄 알았던 금융시장은 착각이었음이 얼마전 금융패닉을 통해 다 드러났죠. 또다시 버블이 끼고 각국 정부가 국민들 세금으로 돈놓고 돈먹는 투자자들 손실을 채워주고 있었다는 얘기인데요(이를 빌미로 미국에선 공화당 중심으로 경기부양 예산을 당장 줄이라는 아우성이 터져나왔던 것이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에서 16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에서 금융거래세를 만들..

영국 폭동, 문제는 '인종차별+실업난'

영국에서 폭동이 점점 격렬해지고 있네요.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시작된 청년들의 폭동이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런던 곳곳에서 6일부터 청년들의 폭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8일)는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런던 동부 해크니 메어스트리트에서 진압 경찰과 청년들이 대치했습니다. 경찰이 폭동이 확산되는 걸 막겠다며 불심검문을 하자 거기에 반발해 수십 명의 청년들이 몰려들면서 충돌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일부 청년들은 상점 창문을 부수고 집기와 물품을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차량과 쓰레기통 등에 불을 놓기도 했고요. 런던 동부 그리니치 부근 레위샴과 페컴 지역에서도 방화로 상가 건물이 전소됐고, 거리 곳곳에서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진압 경찰이 주요 도로들을 차단하고 경찰견을 동원해 해산작전에 나섰..

2010 위기의 유럽

올해 유럽은 한 마디로 ‘위기’였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유럽의 금융중심지였던 영국, 그리고 복지국가로 명성을 날렸던 아이슬란드가 타격을 입은 것이 2년 전이죠. 그 뒤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타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유럽은 유독 심했습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긴급 구제금융을 수용하고 다음 순서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거론되는 등 경제위기 여파로 유로권 전체가 흔들거린 한 해였습니다. 재정위기 발단이 됐던 그리스 사태 2009년 10월22일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A→A-)했습니다. 긴 협상 끝에 유럽국들이 그리스에 재정긴축안을 강제하는 대신 구제금융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재정적자가 GDP 대비 13%를 웃돈다는 집계가 나오면서 사태가 ..

유럽 항공대란... 그리고, '비행기 없는 세상'에 대한 알랭 드 보통의 상상

유럽 항공대란이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남부와 동부 유럽 일부 국가들이 항공기 운항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부·북부 유럽은 발이 묶여있는 상태이고 그나마 개방된 공항으로는 여행객들이 몰려들어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화산재 위험이 잦아들었다면서 각국 항공당국에 운항허가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세계 공항 ‘혼란 도미노’ 19일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 사흘째 항공기를 기다리던 벨기에인 여행객 더크 마에텐스(52) 가족은 항공편이 취소되자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라면 무엇이든 타겠다”면서 목적지를 이탈리아로 바꿨다. 이탈리아는 전날 로마를 비롯한 중·남부 공항들의 가동시키기 시작했다. 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하늘길이 열리자 이곳들을 통해 유럽으로 이동하려는..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유럽 열강의 아프리카 침략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는 상대적으로 늦게야 아프리카 대륙에서 역할을 말았다. 가장 먼저 온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대부분 처음 자리 잡았던 해안 지대에 머물렀다. 남아프리카의 네덜란드 사람들만이 예외였다. 그들은 모국과의 결속을 끊고 스스로 ‘신에게 받은 권리’를 가진 흰둥이 아프리카 사람이라고 여겼다. 프랑스가 1881년에 튀니지를 점령하자, 영국은 1년 뒤에 이집트를 집어삼켰다. 영국이 남아프리카에서 줄루족을 제압하는 동안 프랑스 장교들은 세네갈과 서부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들을 뚫었다. 독일은 마지막에 독일령 서아프리카(오늘날의 나미비아)와 독일령 동아프리카(오늘날 탄자니아)와 서부 아프리카에 있는 토고와 카메룬을 차지하였다. 벨기에 왕 레오폴드 2세는 벨기에령 ‘콩고공화국’을 선포하였다. 혼란이 점점..

부르카엔 반대하지만...

또 부르카 얘깁니다. 유럽에서 이슬람을 상징하는 종교적 요소들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스위스가 모스크의 첨탑(미나레트)을 금지시키기로 한데 이어(이건 증말 웃기는 결정이라고 봅니다), 프랑스가 이슬람 머리쓰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르카 금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보편적 인권과 프랑스적 가치”를 옹호하는 반면, 무슬림 국민들은 “마이너리티(소수) 문화에 대한 핍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의회 산하 특별조사위원회는 26일 “얼굴을 포함한 전신을 다 가리는 부르카는 우리 공화국의 가치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이라면서 “모든 병원·학교·관공서와 대중교통시설 등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시킬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명 ‘부르카위원회’로 불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