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영국 여왕의 옛 '식민지' 방문

딸기21 2007. 5. 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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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영국인의 미국 상륙 4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여왕은 또 이번 방문에서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 희생자 유족들을 따로 만나 애도를 전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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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 리치먼드에 도착한 여왕, 인디언 후손들과의 만남, 버지니아 주의회 연설 / AP

여왕은 3일 남편인 필립 공(公)과 함께 영국인이 미국에 첫발을 디뎠던 항구도시 제임스타운이 위치한 버지니아주에 도착해, 엿새 동안의 미국 동부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여왕 부부는 첫 방문지인 버지니아주 주도 리치먼드의 주 의사당에서 기념 연설을 하며 "다인종국가로서 영국과 미국 사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겪어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여왕은 이어 버지니아공대 사건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즉위 4년 뒤인 1957년 영국인들의 제임스타운 상륙 3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리치먼드를 방문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400주년 기념식은 반세기 전 방문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해서 눈길을 모으고 있는데요.
50년전 버지니아주는 공립학교 인종분리에 항거하는 인권변호사 올리버 힐의 법정 싸움 등 민권운동을 탄압하고 있었으며 영국인 상륙 350주년 기념행사도 `백인들만의 잔치'로 열렸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여왕의 연설에서 보이듯 다인종국가다운 분위기에서 아프리카계와 동양계 주민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습니다. 여왕은 올해 100세를 맞은 힐 변호사와 별도의 만남을 가졌으며, 백인들의 상륙으로 터전을 잃었던 인디언의 후손들과도 만나는 시간을 가져 반세기 동안의 변화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여왕은 6일 워싱턴으로 이동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부부와 만날 예정입니다. 여왕이 마지막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것은 1991년 아버지 조지 H 부시 대통령 취임 직후였었습니다.
여왕의 이번 방문은 또 온실가스 배출량 즉 `탄소 발자국'이 모두 측정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여왕은 출발 전 자신의 여행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 그것을 상쇄할수 있는 만큼의 나무를 심겠다고 약속했었기 때문입니다. '대영제국'이 저지른 짓은 나쁘지만, 저렇게 여왕이 있는 것은 때로는 좀 좋아보이기도 해요. 재밌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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