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프랑스 대선 후폭풍

딸기21 2007. 5. 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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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

프랑스에서 격렬한 시위와 방화 등 대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선에서 승리한지 사흘이 지나도록 사르코지 당선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호화 외유를 즐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9일 파리로 복귀해서 좌우를 망라한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획기적인 개혁조치들을 담은 `깜짝 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르코지 당선자가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갈등을 어떻게 치유하고 약속한대로 `더 큰 파이'를 국민들에게 선사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0일 개혁안 내용 뭘까

집권 국민행동연합(UMP)의 대통령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고 차기 엘리제궁 비서실장으로 유력시되는 클로드 게앙은 8일 사르코지 당선자가 휴양지에서 집권 100일 계획을 비롯한 개혁 구상과 차기 정부 구성안을 마무리짓고 있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17일 취임식 직후부터 초강력 개혁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은 노동시간 제한을 푸는 것. 익히 알려진대로 사르코지 당선자는 주35시간 노동제로 표현되는 일자리 나누기(job-sharing), 즉 노동시간을 다같이 줄여 더 많은 시간이 일자리를 나눠갖게 하는 제도에 극력 반대해왔다. 노동시간 제한을 완전히 풀지는 못하더라도, 기업들이 노동시간을 늘리거나 최소한 탄력있게 운용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방책을 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초과근무 수당에 대해 면세혜택을 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직접적인 이득을 주어서 노동자들이 초과근무를 선호하게 만들겠다는 것. 사르코지 당선자는 이와 함께 150억 유로(약 18조8000억원) 규모의 감세조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또 현재 30명에 이르는 장관급 고위관료를 절반으로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불타는 파리

UMP측은 "현재 프랑스의 노동조합 조직율은 8%에 불과하다"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으나, 사회당은 사르코지 당선자의 조치가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결선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절반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분석 결과 사르코지 당선자는 중소기업 경영자들과 농민, 60대 이상 노년층과 저소득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은 공공기관 종사자들과 중산층, 20∼30대 젊은이들 표를 가져갔다. 관심을 끌었던 `여성표'는 사르코지 당선자(52%) 쪽이 여성후보 루아얄(48%)보다 더 많이 얻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적으로도 볼 때 사르코지 지지층은 북동부, 루아얄 지지층은 남동부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시내의 진압경찰들 / AFP



대선을 계기로 물 위에 떠오른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 갭은 폭동 수준으로까지 가고 있다. 파리, 마르세유 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선거 당일 밤부터 사르코지 당선자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계속됐다. 파리 바스티유 광장과 교외 지역, 리옹, 릴, 툴루즈, 낭트, 렌, 마르세유 등지에서 7일과 8일 차량 1000대 가량이 불탔고 800명 가량이 체포됐다. 역작용을 우려한 좌파 사회당이 "다음달 총선에서 표로 심판하자"며 성난 군중들을 달래기 위해 나섰을 정도다.

사르코지 `호화 외유' 논란

개혁에 대한 기대감과 보수파 득세로 인한 좌절감이 교차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언론들은 호화 휴가를 즐기고 있는 사르코지 당선자에게 눈총을 보내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르코지 당선자는 선거가 끝난 6일 밤 샹젤리제의 최고급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미디어재벌인 친구 뱅상 보요르의 개인 제트기를 빌려 몰타로 떠났다. 이곳에서 역시 보요르가 빌려준 유람선 `라 팔로마'호에 머물면서 부인 세실리아, 아들 루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길이 60m의 라팔로마호는 일주일 임대에 20만 유로가 들어가는 고급 유람선이다. 배는 사르코지 당선자 가족을 태우고 8일 시칠리아로 떠났다. 선거 기간 사르코지 당선자는 보요르를 비롯한 미디어 재벌들과의 친분관계 때문에 비판을 받았었다. 이번에도 재벌 친구를 이용한 호화 휴가가 물의를 빚고 있으며, 총선에서 이슈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9일 파리로 돌아올 예정이다. 10일 파리에서 열릴 노예제 폐지 기념식은 사르코지 당선자가 처음 참석하는 공식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르코지가 머하고 있냐면... 몰타에서 조깅하고, 호화유람선 타고 놀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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