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북아일랜드, 역사적 공동 자치정부 출범

딸기21 2007. 5. 9. 16:43
728x90
가톨릭과 신교도 간 갈등 속에 유혈분쟁이 일어났던 북아일랜드의 평화 정착과정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북아일랜드 신-구교 정치지도자들이 피로 얼룩진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8일 공동 자치정부를 출범시킨 것.

북아일랜드 신돚구교도 세력은 이날 민주연합당의 이안 페이슬리 당수를 수석장관, 신페인당의 마틴 맥기니스 부당수를 차석장관으로 하는 공동 자치정부를 출범시켰다. 이로써 30여년에 걸친 양측간 갈등과 유혈분쟁은 공식 종료됐다.
지난 3월 자치의회 선거에서 제1당 자리를 차지한 민주연합당은 영국으로부터의 분리에 반대해온 신교 정당이고 신페인당은 1990년대까지 분리독립운동을 벌였던 구교 정당이다. 자치내각은 수석장관과 차석장관 외에 10명의 각료들로 구성된다. 각료직은 총선 결과에 따라 온건파 신교도 정당인 얼스터연합당과 온건파 구교도 정당인 사회민주노동당 등 북아일랜드 여러 정당들에 배분됐다.

페이슬리 수석장관은 기념 연설에서 "증오가 지배하는 시대는 가고 평화의 시대가 왔다"고 말했고, 맥기니스 차석장관은 "앞으로도 난관이 많이 남아있지만 영국의 직접통치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 출범식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버티 어헌 아일랜드 총리도 참가해 새 출발을 축하했다.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는 각국 주재 대사관을 통해 이례적으로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출범을 알리는 공동 자료를 내기도 했다.

일단 자치정부가 닻을 올렸지만 북아일랜드의 앞날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치정부 안에서도 구교 강경파들은 여전히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아일랜드 합류를 바라고 있는 반면, 신교 세력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두 진영은 1998년 `성(聖) 금요일(굿 프라이데이) 협정'을 맺은 뒤에도 수차례 의견 충돌을 빚은 바 있다. 신페인당 산하 무장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폭력투쟁과 영국군의 유혈진압 같은 과거사의 앙금도 여전히 남아 있다. 페이슬리 수석장관은 IRA를 이끌었던 맥기니스 차석장관과 여전히 앙숙지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