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모스크바 시장, '20년 장기집권'

딸기21 2007. 6. 28. 08:38
728x90
러시아 모스크바 시장이 `20년 장기집권' 기록을 세우게 됐다.

AP통신 등은 친크렘린 정당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모스크바 시의회가 27일 유리 루쉬코프(70) 현 시장의 연임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35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시의회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요청한 시장 지명안을 32대 3의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1992년 임명된 루쉬코프 시장은 2012년까지 총 20년간 모스크바 시장 자리를 지키게 됐다. 벌써 15년째 재직 중인 루쉬코프 시장은 그동안 겉으로는 "물러날 때가 됐다"고 말해왔지만 연임설이 유력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루쉬코프 시장은 화학자 출신으로, 1968년 공산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했다. 1991년 선거로 뽑힌 모스크바 첫 시장 가브릴 포포프가 이듬해 석연찮은 이유로 사임한 뒤 대통령 지명으로 시장직을 물려받았다. 옛소련이 무너진뒤 혼란 속 모스크바를 맡은 그는 기업 활동을 장려하고 기업인들을 우대하며 체제 전환을 적극 지원했다. 시민들의 거주이전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조치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옐친 정권이 흔들리자 재빨리 소규모 정당을 만들어 옐친 쪽과 거리를 뒀으며, 1999년 푸틴 대통령이 차기 주자로 정해진 뒤에는 다시 발빠르게 친푸틴 노선으로 갈아탔다. 2000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손쉬운 승리를 거두는데 한몫해 크렘린의 신임을 얻었다.

정치적으로는 성공 가도를 달려왔지만, 루쉬코프 시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는 동성애자들을 악마 취급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것으로 악명을 떨쳐왔다.
특히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당과 젊은이들의 시위를 몽둥이로 유혈진압해 서방 언론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또 부인인 옐레나 바투리나는 러시아 최고 여성갑부로 모스크바의 온갖 부정부패 스캔들에 이름이 거론된다. 푸틴대통령은 이런 부패 파문에도 불구하고, 내년초 대선을 `무사히' 치르려면 루쉬코프 시장의 강력한 통제정치를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