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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여성 인질, 아들과 상봉

딸기21 2008. 1. 1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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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무장게릴라들에 인질로 잡혀있다 석방된 여성 정치인 클라라 로하스(44)가 13일 게릴라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과 근 3년만에 상봉했습니다.




Colombian politician Clara Rojas embraces her son Emmanuel at a foster center in Bogota January 13, 2008.


AFP통신은 콜롬비아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좌익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반군에 6년 가까이 억류돼 있다가 풀려난 로하스가 수도 보고타로 돌아와 아동보호시설에서 양육되고 있던 아들 엠마누엘(3)을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로하스와 엠마누엘의 만남은 언론에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모자 상봉을 지켜본 관리들은 "감동이 전해지는 눈물겨운 순간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로하스는 부패 청산을 외치며 산소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프랑스계 여성정치인 잉그리드 베탕쿠르의 러닝메이트로 2002년 대선에 뛰어들었다가 그해 2월 남부 정글지대의 FARC 게릴라들에 붙잡혔습니다. 억류 중 게릴라와의 사이에서 엠마누엘을 낳은 사실이 현지 언론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세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었고요.
로하스는 국제사회의 노력과 콜롬비아 정부의 적극적인 석방협상, 베네수엘라의 중재 등에 힘입어 지난 10일 풀려났으며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를 거쳐 보고타로 돌아왔습니다.

앞서 로하스는 10일 석방된 뒤 카라카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세간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엠마누엘의 출생 과정을 털어놨었습니다. 그는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된 뒤 몹시 번민했었다면서 "다른 인질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린 뒤 격리된 채로 지냈다"고 말했습니다.
2004년4월 진통이 시작됐지만 의사가 없어 게릴라 남자 간호사에게 부엌칼로 제왕절개 시술을 받고 아기를 출산했다면서 "마취에서 깨어난 뒤 아기를 하느님의 선물이라 여기고 `엠마누엘(`신이 우리와 함께 있다'는 뜻)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아기는 힘겨운 출산 과정에서 팔이 부러진데다 풍토병까지 얻었으며, 게릴라들은 8개월만에 "아기를 정글 밖으로 보내 치료하게 하겠다"면서 떼어내갔다는 겁니다.

로하스는 그 뒤로 아이가 죽은 줄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신년 라디오 방송을 듣고 내 아들이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랜 억류생활을 버텨낸 강인한 여성정치인에서 평범한 어머니로 돌아간 로하스는 보고타의 군 공항에 내려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엠마누엘이 있는 보호시설에 달려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이가 어떤 경위로 보고타의 보호시설에 있게 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엠마누엘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리고'라는 이름의 게릴라 간부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로하스는 "그가 누군지는 나도 잘 모르며 생사도 알지 못한다"고만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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