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미국인들도 놀란 '오바마니아 열풍'

딸기21 2008. 2. 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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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북부 댈러스의 리유니온 체육관, 20일 오전 10시30분(미국 시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지지 집회가 열릴 예정인 체육관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1만7000명 수용 규모의 체육관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인파가 체육관 밖 도로까지 메우고 있다. 11시45분, 여전히 수천명이 체육관 밖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지지집회가 시작된다. 12시48분 오바마가 연단에 올라선다. 집회 참석자들은 어린 자녀들이 오바마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잘 볼수 있도록 목말을 태우고, 몇몇 여성 지지자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1시41분, 오바마는 콘서트투어를 마친 스타처럼 사람들에 에워싸인채 체육관을 떠난다."


미국 CBS방송 보도다. 위스콘신과 하와이 후보경선을 통해 10연승 기록을 세우며 후보 경선에서 더욱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오바마가 무서운 기세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계 흑인 초선 상원의원으로서 `누구도 예상할수 없었고 설명할수도 없는' 돌풍을 일으킨 오바마의 저력에 미국인들 스스로가 놀라고 있는 모습이다.




오바마 신의 강림?


오바마교(敎)와 신도들

위스콘신 예비선거 결과를 지켜본 미국 언론들은 20일 할리웃의 어떤 스타들보다도 강력한 흡입력으로 젊은층을 유세장에 불러모으는 오바마의 인기를 분석하기 바빴다. 민주당 내 기반이 없는 `마이너리티(소수자)' 후보가 일으킨 허리케인급 현상을 가리켜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니아(Obamania·오바마 마니아)', `오바마 피버(열풍)' `오바모멘텀(Obamomentum·오바마의 힘), `오바마 매직(마술)' 등의 이름을 붙였다. 뉴욕타임스 컬럼니스트 데이빗 브룩스는 오바마가 자기 지역을 방문해주길 고대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가리켜 `오바마 강림 증후군(OCS)'에 걸렸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abc방송과 뉴욕선지(紙) 등은 마치 성인(聖人)의 축복을 받으려는 신도들처럼 오바마의 옷자락이라도 잡아보려 하는 지지자들의 모습이 종교적 열광을 연상시킨다며 `오바마 컬트(Cult·종파)'라 표현했다. 오바마의 집회는 선거캠페인이라기보다는 종교집회이며, 그를 보기 위한 지지자들의 행렬은 순례에 가깝다는 것. 엄동설한에도 몇시간씩 기다려 오바마 연설장에 들어가려 애쓰는 지지자들의 모습은 "프랭크 시나트라나 비틀스 광풍을 떠올리게 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마술인가 거품인가

며칠전 뉴욕타임스는 북리뷰 기사에서 정치인의 카리스마를 다룬 `린든 존슨'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오바마 돌풍이 과연 프랭클린 D 루즈벨트나 존 F 케네디, 마틴 루서 킹 같은 인물들의 카리스마에 필적할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을 보였다.
초선 상원의원이 대통령을 바라보는 단계에 이를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분석가들도 딱 떨어지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의 개인적 매력과 변화를 갈망하는 미국인들의 욕구 중 어느 쪽이 더 유권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는지는 잘라 말할 수 없으나, 두 가지가 결합돼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열기'가 승리를 약속해주지는 않는다는 것. 메릴랜드의 로즈 맥닐이라는 여성은 abc 인터뷰에서 "클린턴은 우리의 과거이고, 오바마는 우리의 미래"라며 오바마에 열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클린턴 측은 변화와 미래에 대한 오바마의 약속은 구체적이지 못한 공허한 주장에 불과하다며 공격하고 있고, 정치분석가들도 오바마의 인기엔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브룩스는 "오바마의 공약을 꼼꼼이 따져보는 사람은 지금 아무도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술이 사라질 때가 올 것"이라 경고했고, abc는 "오바마 신도들이 장차 모두 투표소로 향할지도 알수 없다"고 꼬집었다.



오바마니아 현상, 마술인가 거품인가

텍사스 잡으면 `대세'

어쨌든 현재는 오바마가 민주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위스콘신과 하와이 승리에 이어 다음달 4일 `미니 슈퍼화요일'에 치러지는 텍사스, 오하이오,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경선에는 총 370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다. 미국 내 노조단체들 중에서도 특히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트럭운전사노조가 20일 지지선언을 해준 것은 오바마에겐 큰 힘이, 클린턴에겐 엄청난 타격이 될 전망이다. 텍사스의 경우 흑인과 젊은층 유권자가 많은 주요 선거구들이 승자독식 제도를 택하고 있다는 점도 오바마에게 이득이 될것으로 보인다.
20일 AP통신 집계에서 오바마를 지지할 대의원 수는 1178명, 클린턴 쪽은 1024명으로 나타났다. 아직 예비선거를 치르지 않은 주의 남아있는 대의원수는 1025명이다. 조그비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의 전국 지지도가 52%, 클린턴은 38%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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