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바이든-체니 설전

딸기21 2008. 12. 2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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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0일 취임을 앞둔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 당선자와 퇴임을 한 달 앞둔 딕 체니 부통령이 각각 21일 TV에 출연해 상대방을 깎아내리며 설전을 벌였다.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왼쪽), 체니 부통령

바이든은 이날 ABC방송 ‘이번주’ 프로그램에 나와 “체니는 역사상 가장 위험스러운 부통령이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막강한 부통령’이라는 평을 얻었던 체니가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쥐고 흔들었으며 매주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만나 백악관의 정책들을 밀어주도록 입김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시상황에서 행정부가 모든 것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그의 견해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었고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테러와의 전쟁 등 체니의 조언으로 이뤄진 것들 중 잘된 게 무엇이냐”며 자신은 부통령의 역할을 축소해 헌법에 정해진 임무를 지키는 데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통령 당선자의 모습이 통 보이지 않는다”는 최근 언론 보도들을 의식한 듯 버락 오바마를 보좌해 자신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악관에 들어가면 ‘일하는 가정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이끌며 중산층 살리기 프로젝트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폭스TV에 출연한 체니는 “바이든이 나를 비판하면서 헌법 제1조에 행정부의 권한과 책임이 적혀있다고 했는데 헌법 1조는 입법부에 관한 내용”이라며 “상원 법사위원장을 지낸 바이든이 헌법의 내용까지 고치려 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부통령의 힘을 줄이고 싶으면 바이든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9·11 테러 이후) 7년 동안 미국 본토에서 테러공격이 벌어지지 않은 것은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전 덕분이었다며 “전쟁 개시 여부를 대통령이 아닌 의회가 정하도록 한 현행법이야말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월권’ 지적에 대해서는 “부시 대통령이 늘 내 의견을 따랐던 것은 아니었다”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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