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러시아 반정부 인사들 잇달아 피살

딸기21 2009. 1. 20. 20:51
728x90
러시아의 체첸 탄압에 항의해온 반정부 성향의 변호사와 언론인이 한꺼번에 피살됐다.

BBC방송은 19일 러시아의 유명 인권변호사 스타니슬라프 마르켈로프가 모스크바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마르켈로프는 체첸 자치공화국에서 러시아군에 살해된 헤다 쿤가예바 유족들을 위한 법정 싸움을 벌여왔다. 쿤가예바는 2000년 러시아군 대령 유리 부다노프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다. 부다노프는 2003년 유죄판결과 함께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그가 복역하고 있던 디미트로프그라드의 지방법원은 지난해 말 부다노프를 조기 석방했다.
 
마르켈로프는 부다노프 석방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마르켈로프는 부다노프 석방이 부당하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힌 뒤 곧바로 변을 당했다”며 “이번 사건은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 틀림없다”고 보도했다. 마르켈로프의 기자회견을 취재한 뒤 함께 거리로 나섰던 20대 여기자 아나스타시아 바부로바도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사망했다. 바부로바는 노바야 가제타라는 반정부 성향 신문사에서 일해왔다.
 
러시아에서 소수민족 분리독립 문제를 거론하거나 반정부 성향을 보인 언론인·지식인이 피살된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체첸 인권탄압을 비판했다가 2006년 피살된 여성 언론인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사건은 아직까지 미궁에 빠져 있다. 마르켈로프는 공교롭게도 폴리트코프스카야 유족들을 위한 소송도 맡고 있었다.
지난해 3월에는 다게스탄·압하지야 분리독립운동을 취재했던 러시아 국영TV 기자 야스 슈르파예프가 자택에서 살해됐다. 이어 9월에는 잉구셰티야 자치공화국의 반크렘린 성향 언론인 마고메드 예브로예프가 경찰의 총에 숨졌다. 인권·언론단체들은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 출범 이래 지금까지 언론인 21명을 비롯해 수십명의 반정부 인사들이 피살됐다며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