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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 ‘중도파 승리, 우파 우세’

딸기21 2009. 2. 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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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중도파인 집권 카디마당이 제1당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리쿠드 당을 비롯한 우파 정당들이 전체 의석 중 과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차기 정부는 우파 연정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디마와 리쿠드는 저마다 승리를 주장하며 연정 구성 경쟁에 돌입했다.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집권 카디마가 전체 120석 중 28석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리쿠드는 1석 뒤진 27석을 차지했다. 카디마는 선거전 여론조사에서는 밀렸으나 투표 며칠 전부터 상승세를 타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극우 정당 ‘이스라엘 우리집(YB)’은 15석을 얻어 제3당이 된 반면, 노동당은 13석에 그쳤다. 우파 정당들은 총 65석, 중도-좌파 정당들은 총 55석을 얻었다고 하레츠 등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카디마 승리, 우파 우세’라는 다소 모순되는 결과가 나온 것은 진보적인 유권자들이 리쿠드 집권을 막기 위해 노동당이나 군소 좌파정당들에 표를 나눠주는 대신 카디마를 찍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파 약진이라는 대세를 막지는 못했고, 차기 정권은 61석 이상을 더 빨리 확보하는 쪽에 돌아가게 됐다.


Israel's Likud party leader Benjamin Netanyahu (L) and Israeli Foreign Minister Tzipi Livni of the Kadima party are seen in a combination photo. (Reuters)



카디마와 리쿠드는 각각 승리를 주장하면서 2라운드 경쟁에 돌입했다. 카디마 당수 치피 리브니는 “유권자들은 우리를 택했다”며 협상팀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반면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 당수는 “이번 선거는 우파의 깨끗한 승리”라며 “내가 총리가 될 것”이라 공언했다.
이스라엘 선거법은 상징적 국가수반인 대통령이 선거 1주일 내 누구에게 정부 구성을 맡길지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제1당 대표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관행인데다 시몬 페레스 현 대통령은 카디마를 지지하기 때문에 리브니가 낙점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네타냐후가 의석 과반 이상을 확보하고 정부 구성 권한을 요구하면 페레스 대통령도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연정의 향방은 유동적이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카디마가 좌파-아랍계-유대 온건파 정당들을 모아 중도-좌파 연정을 꾸리는 것이다. 그러나 리브니에게 이같은 연정을 이끌어낼 정치력과 리더십이 있는 지가 문제다. 리브니는 지난해 9월에도 총리 지명을 받았으나 연정 구성에 실패, 이번 총선이 치러지게 된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다 유력한 것은 리쿠드-YB 중심의 우파 연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연정은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 및 팔레스타인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며 국제적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카드다. 팔레스타인과 아랍 언론들은 선거 결과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리브니와 네타냐후가 권력분점에 합의해 중도-우파 연정을 띄우는 세 번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네타냐후는 총리가 되고, 리브니는 여당의 한 축을 구성하는 안이다. 두 정당은 한 뿌리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여기에 YB가 가세하면 좌파를 빼고 연정을 꾸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연정 내 불안요인이 상존하게 된다. 카디마를 지지해준 중도-좌파 유권자들은 리브니가 우파와 손잡아서는 안된다며 벌써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어떤 경우든 평화협상 전망은 어둡다. 강경 우파 네타냐후가 권력을 잡는 경우는 말할 나위도 없고, 리브니가 집권한다 해도 평화 이니셔티브를 행사하기는 힘든 처지다. 로이터는 “미국이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이-팔 평화협상보다는 양측 간 폭력사태를 막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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