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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 제로'는 가라- 유럽의 말라깽이 퇴출 운동

딸기21 2009. 10. 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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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말라깽이 모델 퇴출’ 캠페인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독일 유명 패션잡지가 말라깽이 모델 대신 ‘보통 여자’들을 싣기로 전격 결정했는가 하면, 영국과 프랑스 의회는 광고모델을 실제보다 더 마르고 길쭉하게 보이게 조작하는 디지털 사진가공, 이른바 '뽀샵질(airbrushing)'을 금지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발행부수가 70만부에 이르는 독일 유명 패션잡지 ‘브리기트(Brigitte)’가 직업 모델들 대신 모든 사진을 ‘보통 여성들’의 것으로만 쓰기로 결정했다고 가디언 등이 6일 보도했습니다.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이 잡지는 내년호부터 모든 지면에서 비쩍 마른 모델, 이른바 ‘사이즈 제로’ 모델의 사진들을 퇴출시킬 계획이라고 합니다. 브리기트 편집장 안드레아스 레베르트는 “패션모델들은 평균적인 여성들보다 체중이 23%나 덜 나가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저체중 모델들을 내세워 패션 동향을 보여주는 것이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예전엔 왜 그런 모델들만 내세웠을까요;;)

레베르트는 여러 독자들에게서 “뼈만 남은 모델들을 잡지에서 접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항의가 들어온 것이 이런 결정을 내린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는데요. 


그럼, 안 마른 모델로는 어떤 사람들이 등장할 수 있을까요?



그는 최근 총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메르켈의 패션감각은 가끔씩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위 사진) 바이로이트의 바그너 음악축제 때 매년 입고 나오는 드레스 차림(아래 사진)은 훌륭하다”며 “메르켈처럼 보통 몸매를 가진 여성들을 앞으로 잡지에 많이 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로이트 축제 때의 메르켈입니다. 메르켈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서,

매년 바이로이트 바그너 음악축제가 열리면 남편과 함께 가는데요.

위 사진들의 몸매는 참으로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군요.


사실 메르켈은 바이로이트 축제 때 아니면 거의 늘 정장 차림인데요, 그래도 저 아저씨들보다는 낫죠? 2007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 사진입니다.


요건 또 뭘까요? 사진에 나와있는대로, 독일 속옷회사 bruno banani의 광고랍니다. 메르켈 옆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독일의 정치인들이래요.



앞서 영국 패션잡지 ‘보그’ 편집장인 알렉산드라 슐먼도 “사이즈 제로 문화를 바꾸자”면서 패션모델들을 내세워 ‘마른 몸이 예쁜 몸’이라는 편견을 조장하는 관행을 그만두자고 제안했었습니다. 

미국 잡지 ‘글래머’는 지난달 ‘플러스 사이즈 모델’로 불리는 리지 밀러의 누드를 실었습니다.(아래 사진) 

20살의 밀러는 소프트볼 선수 출신으로 키 180cm에 81kg의 ‘건강미’를 자랑합니다. 그의 ‘접힌 뱃살’이 컴퓨터 수정 없이 그대로 지면에 등장하자, 이 잡지에는 독자 1000여명으로부터 “신선하고 기분 좋다”는 응원 편지가 쇄도했다는군요. ‘글래머’나 ‘브리기트’ 등의 사례를 계기로 다른 패션잡지들에도 비슷한 움직임이 전파될 것인지...



뽀샵질 금지 움직임도 같은 맥락에서 일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제3당인 자유민주당의 조 스윈슨 의원이 16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에는 디지털 사진 가공을 못하도록 금지시키고, 성인 대상 광고의 경우도 사진을 가공해 쓸 경우 가공 표시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사진 속 모델이 길고 날씬해보이도록 고치는 뽀샵질 관행에 제동을 건 겁니다. 

프랑스에서도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발레리 부아예 의원이 비슷한 법안을 내놨습니다. 부아예는 “식품에 유전자조작(GM) 성분이나 첨가제·방부제를 넣었을 경우에는 반드시 성분표시를 해야 하는데 사진만 예외로 둘 이유가 있느냐”면서 사진 가공도 과장·왜곡 광고 차원에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탤런트 P양의 어마어마한 기럭지... '과도한 뽀샵질 논란'을 불러왔던 청바지 광고사진이죠. 지나친 뽀샵질은 지나친 성형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인조인간으로 만든다능...


광고업계에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사진을 가공·조작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지만, 이는 결국 패션쇼의 제로사이즈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일반의 미의식을 왜곡하고 지나친 다이어트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006년 우루과이 출신의 패션모델 자매인 루이셀 라모스와 엘리아나 라모스가 다이어트로 섭식장애를 일으켜 숨진 뒤 사이즈 제로 논란이 가열됐습니다.


사이즈 제로 모델들을 한번 볼까요. 


2006년 한창 이 문제로 시끄러웠을 때 패션블로그에 올라왔던 모델들의 사진입니다. 정상적인 몸매라고는 볼 수 없겠죠?



그후 거식증에 걸린 소녀 모델들의 사망이 잇따르자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는 패션쇼 모델들의 연령을 16세 이상으로 정하는 규제안을 만들었고, 그해 이탈리아 밀라노와 스페인 마드리드 패션위크에서는 지나치게 마른 모델들의 출연이 제한됐습니다. 

스페인 의류체인 자라(Zara)와 망고는 보건부와 협의, 쇼윈도 마네킹을 좀더 ‘정상적인’ 몸매로 교체했습니다. 지난해 4월 프랑스의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패션·광고업계 경영자들과 별도의 모임까지 갖고 ‘건강한 몸’을 권장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규제협약을 맺게 했습니다.




뽀샵질 안 하면 어떻습니까. 몸무게 53kg 거리낌없이 공개한 우리의 효리 양...
사랑스럽자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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