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라고 목숨이 안 아까울까

기자가 전쟁지역 취재를 가라는 회사의 지시를 거부하면 회사는 이 기자를 해고해도 될까?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9일 미국 ABC방송의 영국 런던특파원으로 일해온 리처드 기즈버트(44) 기자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취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영국 법원에 400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기즈버트는 지난 1993년 이후 ABC의 런던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옛 유고연방 분쟁을 취재했던 베테랑 기자. 회사는 그에게 2002년 아프간에 가서 취재할 것을 지시했지만 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듬해인 2003년 회사는 두 차례에 걸쳐 이라크 취재를 명령했지만 그는 지시를 거듭 거부했다.

지난해 6월 ABC방송 런던지국장 마커스 윌포드는 기즈버트를 불러 `고용계약 파기', 즉 해고를 통보했다. 기즈버트는 윌포드 지국장에게 "전쟁지역 취재를 거부한 것이 해고 사유냐"고 물었다. 윌포드 지국장은 "당신 대신에 (이라크에) 갈 사람을 고용하겠다"며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기즈버트는 이는 부당해고라며 회사측에 400만달러를 요구하는 소송을 영국 법원에 냈다.

ABC측은 이 재판에 대한 공식 논평은 거부하고 있다. 아직 법원 판결은 나오지 않았지만, 언론인단체는 기즈버트가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근거는 지난 2000년 설립된 기자단체 뉴스시큐리티그룹(NSG)과 미 언론사들의 보도협약. ABC방송을 포함해 CNN, NBC, CBS 등 방송사들은 `전쟁지역 등 적대적 환경에서의 취재임무는 자발적 지원에 따라야 한다'는데에 동의했었다.

지난 2년 동안 이라크에서는 언론인 41명이 피살됐다. 특히 이전의 전쟁에서 종군기자 등 취재기자들이 `중립적인 비전투요원'으로 보호를 받았던 것과 달리 이라크에서는 취재진이 저항세력의 주요 납치-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LAT는 세계의 언론사들이 이라크 취재지원자를 구하지 못해 골치를 썩이고 있다면서 "아프간이나 수단에 가려는 기자는 있는데 이라크에 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솔직히...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너더러 이라크 같은 곳에 가라면 가겠냐? 납치당해, 사살당해, 참수까지 당하는 판에...

외국 방송들이 멋지구리하게 이라크에서 방송하는 거 많이 나오는데, 대부분 스트링거(현지 통신원 비슷) 쓴다. 사진이나 방송은 프리랜서들이 '한탕'(나쁜 의미가 아니고) 노리고 분쟁지역에 많이들 간다. 돈 있는 외국 회사들은 다 그런 사람들 쓴다. 바그다드에 팔레스타인이라는 호텔이 있다. 이 호텔 높은 층은, 미국의 이라크공격 개시 전에 벌써 프리랜서 사진기자들이 다 차지했다. 대신 그들은 한탕에 돈과 명성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기자들 분쟁지역 보내면서 전쟁보험도 안 들어준다. 방독면도 안 사주더라... 씨이...

취재비도 욜라 쪼끔 주고... 분쟁지역에 가면 돈으로 목숨을 사야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돈을 안 주면 어떡하냐구... 아무튼, 그래서 나같은 겁쟁이는 전쟁터에 못 가는데, 저 기자가 꼭 소송에서 이겼음 좋겠다. 자신있는 넘들이나 가라고, 전쟁터에는.

다른 이야기이지만 오늘 일본넘 하나가 이라크에서 납치당했는데, 보아하니 용병이다. 키프러스에 본사를 둔 영국계 보안회사라고 하니 알만하다. 지난번에 한국인 김선일씨가 피살됐을 때 뉴스 보면서 울었더랬다. 그런데 김선일씨, 고인은 참 안됐지만, 대체 '선교'를 하겠다고 KBR 자회사 같은 데에 이름 걸어놓고 이라크에서 일을 했다는 건데... '목숨을 앗아간 무지'로 봐야한다. 용병회사에 용역나가 있으면서 '선교'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