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수난의 사자와 호랑이

딸기21 2010. 3. 1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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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동물인 야생 사자와 호랑이가 아시아에서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에 300마리도 채 남지 않은 아시아 사자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호랑이를 사육중이던 동물원이 재정난을 이유로 호랑이를 굶겨죽이는 일이 일어났네요.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11일 “지구상에 유일한 아시아 사자 서식지인 구자라트주 기르 국립공원에서 2년새 72마리가 죽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인도 사자’라고도 불리는 아시아 사자는 한때 유라시아 내륙 카프카스와 예멘, 이란, 이라크,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지의 넓은 지역에 분포했다고 합니다. 바빌로니아 신화에 나오는 사랑과 전쟁의 여신 이슈타르를 상징하는 것이 사자였다고 하지요.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관련된 기록에도 사자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있고요. 우리는 사자가 아프리카에만 있는 것으로들 알고 있지만, 중근동과 유라시아 내륙에도 사자가 널리 퍼져있었음을 보여주는 일화들입니다.

하지만 이미 기원전후해서 아시아 사자는 인간들에 희생되기 시작했고요. 서식지가 줄고 밀렵에 희생돼 지금은 인도에 291마리(2009년말 기준) 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들어 멸종은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도 정부는 아시아 사자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기르 국립공원조차도 렌즈콩·망고 등 작물재배지가 늘면서 사자 서식지가 점점 줄고 있다고 합니다.

더 한심한 것은 구자라트 주정부의 태도입니다. 주정부는 2년간 죽은 사자 중 밀렵꾼에게 당한 것은 1마리 뿐이고 나머지는 자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사자 서식지가 1400㎢ 규모로 너무 좁아,  영역다툼 등 환경악화로 죽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합니다.
구자라트 주정부는 아시아 사자를 다른 주의 국립공원들로 보내 서식지를 늘리자는 제안에 “우리 주만의 관광상품”이라며 줄기차게 반대, 환경단체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지요. 그렇다고 또 이 지역 정부만 비난할 수도 없는 것이,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오래전 아시아 사자를 들여놨더니 주민들이 성가시다며 독살을 해버렸다고 합니다.


asian-lion-sleeping.jpg asian lion sleeping image by ladypeasalot

멸종위기인 줄도 모르고 쌔근쌔근 자고 있는 아시아 사자...


중국에서는 호랑이의 해에 동물원의 관리 소홀로 호랑이 10여마리가 잇따라 굶어죽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베이징 특파원께서 전해오신 소식인데요. 12일 신경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린성 선양삼림야생동물원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사이에 동북호랑이 11마리가 죽었습니다.
이 동물원은 하루 2~3㎏을 먹어 치우는 호랑이들에게 운영난을 이유로 하루 닭 한 마리씩만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냥꾼의 포획으로 야생호랑이들의 수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윈난성 시솽반나에서는 호랑이를 포획한 뒤 마을 사람들과 고기를 나눠먹은 사냥꾼이 12년형을 받았습니다.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는 지금의 추세라면 현재 전세계에 3500여 마리 남아있는 야생호랑이가 멸종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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