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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 "BP 니네 다 죽었어!"

딸기21 2010. 6. 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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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멕시코만 원유 유출 재앙을 일으킨 영국계 에너지회사 BP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BP는 하루만에 주가가 15%나 내려앉았고, 뉴욕증시 전체가 ‘BP 충격’에 휘청였다. 책임공방이 불거지는 사이에도 오염은 계속 확대돼 루이지애나·앨라배마주에 이어 미시시피주에까지 기름띠가 도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백악관에서 멕시코만 원유 유출 조사위원회의 밥 그레이엄, 윌리엄 라일리 공동위원장을 만나 대책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위법사항이 있으면 관련자들에게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번 사고를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재앙’이라 규정하면서 “법률에 미비한 점이 있으면 법을 바꾸고, 정부의 감독이 미흡했다면 그 또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정부는 해안 원유 시추를 감독하는 광물관리청 관리들이 업계와 수년째 유착돼왔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오바마는 정부 감동관들과 업계의 유착 등을 지적하면서 “이번 사태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또 기름띠 피해지역 방제에 투입되는 연방정부 인력을 3배로 늘리라고 국토안보부에 지시했다.
같은 날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멕시코만을 방문, “법을 어긴 사람은 누구든 기소할 것”이라면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조사를 이미 시작했다”고 말했다. 홀더 장관은 기소 대상이 누가 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포괄적, 적극적인 조사를 펼쳐 법의 범위 안에서 최대한 책임자들을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가 ‘최대한 책임’을 강조하며 BP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은, 이번 사태를 허투루 처리했다가는 전임행정부가 허리케인 카트리나 파동을 맞았던 것처럼 엄청난 비판여론에 부딪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언론들은 멕시코만 사태가 ‘오바마의 카트리나’가 되고 있다며 오바마 정부의 부실대처와 초반 판단미스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BP 쪽에서도 “모든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성명을 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BP는 원유유출 파이프를 잘라내고 차단용 돔을 덮은 뒤 돔 안에 기름을 모아 밖으로 빼내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더글러스 서틀스 BP 최고운영책임자는 “잘 되면 24시간 기름유출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작업을 모두 끝내려면 일주일 이상 걸리는데다, 성공할지도 알 수 없다. 유출사고 이후 43일째인 1일 현재 기름띠는 루이지애나를 지나 앨라배마, 미시시피주에 이르렀고 플로리다를 향해 계속 퍼져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심해의 산호초들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분석을 실었다.
기름 유출이 8월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다가 미 정부의 조사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1일 증시에서 BP 주가는 15% 폭락, 15개월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4월20일 시추정 폭발사고 이래 지금까지 BP 시가총액의 40%인 700억달러(약 86조원)가 날아갔다. 사고수습 비용만 지금까지 10억 달러가 들었다. 처리비용은 최대 30억달러로 늘어날 수 있으며, 피해보상금액도 천문학적인 액수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켓워치는 “BP 뿐 아니라 에너지업계 전반의 주가가 떨어져 지금까지 1000억달러 이상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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