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이들이 설 곳은 어디일까- 아프간 파병해놓고 난민들은 쫓아내는 프랑스

딸기21 2010. 7. 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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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프랑스 정부는 무장병력을 동원해 항구도시 칼레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을 강제철거, 국제적인 비난을 샀다. 이 난민들은 미국의 아프간 공격 뒤 나라를 떠나 유라시아를 횡단, 대서양에 면한 칼레까지 온 이들이었다.
지구촌 곳곳의 전쟁·분쟁·재난으로 터전을 떠나야 하는 난민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지만 이들 모두가 안식처를 얻기엔 국경의 벽이 너무 높다.
유엔난민기구(UNHCR)은 5일 “전세계에 난민이 늘고 있는데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해 떠돌고 있다”면서
앞으로 3년 동안 80만5000명의 정착지를 새로 찾아줘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당장 내년에만 4만명 이상이 정착지를 찾지 못해 지구촌 어딘가를 떠돌아야 할 처지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UNHCR 대표는 “난민 수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 사이의 갭이 커지고 있다”면서 각국에 난민 지원을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http://www.unhcr.org/4c31f3826.html


이 기구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세계의 난민 수는 3646만명에 이른다. 그중 460만명은 이스라엘 건국 뒤에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고, 100만명은 2차 대전 당시 이동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사람들이다.
2000년대 들어서도 아프간, 이라크, 소말리아, 수단 등 전쟁·분쟁지역에서 끊임없이 피란민들의 국외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2005~09년 5년 사이에만 난민 1040만명이 생겨났다.

(국외가 아닌 자국 내를 떠도는 막대한 규모의 내부유민(IDPs)들이나 정치적 망명 신청자들은 포함시키지 않고 직·간접적으로 UNHCR의 보호하에 있는 이들만을 센 수치다. 난민과 별개로 내부유민만 해도 전세계에 1260만명이 넘는다.)


지난 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난민촌, 한 아프간 소녀. /AP


유엔은 1951년 난민지위협약에 따라 UNHCR을 설립했다. 이후 몇번에 걸쳐 개정된 이 기구 규정에 따라 ‘출신국 바깥에 거주하면서 일시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난민이라 부른다.
전쟁·재난이 일어나면 UNHCR은 주변국에 난민촌을 만들어 보호를 해준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키르기스스탄 변경 오슈에서 민족간 유혈사태가 일어나자 이웃한 우즈베키스탄에 난민캠프를 만든 것을 들 수 있다. UNHCR은 위기 상황이 가라앉으면 난민들을 출신지로 돌려보내는 데에 주력한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경우 계속되는 전쟁·점령으로 귀국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를 별도로 만들어 보호·관리하고 있다. 요사이는 난민들이 일자리 없는 본국으로 돌아가기를 꺼리며 눌러앉는 일이 늘어, 강제귀환시키기도 한다.





난민의 80%는 개발도상국에 머물고 있다
(▶ http://www.unhcr.org/4c11f0be9.html). 난민을 가장 많이 안고있는 나라는 아프간의 동서 양 옆에 있는 파키스탄과 이란이다. 1979년 소련의 침공, 2001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침공으로 아프간인 500만명 이상이 파키스탄에 넘어갔고, 지금도 170만명이 귀환을 못하고 있다. 이란은 아프간 난민 93만명을 받아들인데다가 80년대 이라크전, 90년대 걸프전으로 생겨난 이라크 난민들까지 떠안았다.
최소한 난민 문제에서는 미국의 전쟁 뒷수습을 적대국인 이란이 해주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시리아도 이라크,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거주시키고 있다. 

반면 인권선진국으로 알려진 서방 부국들의 난민 수용은 예상외로 많지 않다. 독일은 90년대 옛 유고연방 내전과 코소보 내전으로 밀려온 피란민들을 대거 받아들여, 지금도 60만명 가까운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침공 뒤 이라크인들을 위한 난민정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이라크인 등 8만명의 난민을 받았다. 현재 미국 내 난민 수는 27만5000명. 한국의 경우 정착을 허용한 난민 수는 UNHCR 공식 통계상 268명이다.
유엔은 난민들의 정착을 도우려 각국과 협의하고 있다. 유럽에선 스웨덴이 가장 적극적으로 정착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UNHCR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난민 정착문제를 논의했으나, 전세계 난민 중 유럽에 머물곳을 찾은 사람은 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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